[모바일 커뮤니케이션 혁명 WCDMA/HSDPA](1)우리 삶, 어떻게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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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보고 즐기며 소통하는 영상통화 시대가 열렸다. 비동기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HSDPA 전국망이 구축된 지도 한달이 넘었다. 1896년 자석식 전화기를 처음 도입된 이후 110 여년 만이다. 귀로 듣는 전화를 눈으로 보는 전화로 바꿨놓았다는 점에서 가히 ‘커뮤니케이션 혁명’이라 부를 만하다. HSDPA 전국망 서비스 한달을 즈음해 전자신문은 영상전화 시대의 의미와 전망, 산업 파급효과, 글로벌 시장 동향 등을 소재로 3회에 걸쳐 시리즈를 연재한다. 첫 회는 지난 한달 간 영상전화를 사용해온 연인, 가족, 직장인, 외국인 등의 입을 통해 우리 삶의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살펴본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인터뷰-노홍철

 “믿을 수 없어, 믿을 수 없어, 신기해신기해신기해∼!”

지난 주말 홍대입구에서 펼쳐진 쇼당 당원 모집 행사에서 만난 노홍철 쇼당 대표당원(29)은 커다란 입으로 속사포처럼 3G 영상통화에 대한 놀라움을 ‘쏘아댔다’. 쇼당은 KTF(대표 조영주)의 3G 브랜드 ‘쇼’의 홍보 모임이다.

“형님, 이거 사실 따지고 보면 말도 안되는 거 아니에요∼. 전화기로 얼굴 보면서 통화한다잖아요. 그런데 돼, 돼, 되더라구요!”

노씨는 예상을 뛰어넘는 영상전화 품질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제가 원래 의심이 많아서 뭘 잘 안 믿어요, 형님. 처음에는 화면이 뚝뚝 끊길 것 같고, 감도 멀 것 같고, 전화기하고 입하고 멀리 떨어지니까 옛날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것처럼 소리지르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니야, 그런 거 없어없어.” “제가 원래 눈보고 얘기하는 걸 좋아해요. 감정도 전달되고 소꿉놀이 하는 기분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어요.”

영상통화를 하기 민망한 상황에 처해 본 적은 없냐는 질문에는 걱정 없단다.

“아 좀 보여주기 뭐한 경우가 당연히 있죠. 그런데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그럴 땐, 우하하∼ 그냥 버튼 하나 누르면 바로 다른 그림 나와요, 대단해대단해∼.”

하지만 무선인터넷 등 다른 기능을 아직은 많이 사용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솔직히 아직 며칠 안 돼서 영상전화 말고 다른 건 많이 못해봤어요. 그런데 영상전화가 너무 좋아서 앞으로 이것저것 해 보려구요”

TV에 한창 나오는 영상전화 광고도 그냥 광고가 아니란다.

“외국나가기 전에 국내 면세점에서 어머니한테 영상전화로 뭐 선물할지 물어보는 거 진짜 해봤어요, 형님. 예전에도 폰카로 사진찍어서 보내는 거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땐 어머니가 나이도 있으시니까 메시지 받아서 사진 보시는게 조금 불편하거나 복잡하더라구요. 그런데 이젠 버튼 하나면 바로 영상으로 확인하니까 너무 좋았어요. 어머니 백 하나 사드리니까 맘에 든다고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마지막으로 3G 이동통신에 대한 느낌을 물었더니 그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우하하∼, 누가 만들었는지 기발기발기발했어요. 좋아, 3G 가는거야!”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에피소드1> 영상전화 커플

“시공간을 뛰어 넘어 같은 곳을 보고, 공유할 수 있어 좋아요.”

23살 동갑내기 커플인 이우람, 이한나씨가 이구동성으로 내놓은 영상전화 예찬론이다. 두 사람은 요즘 흔한 20대 초반 커플과 다르다. 이우람씨가 최근 학교를 그만두고 직장에 다니는 데다 집도 경기도 용인이다 보니 서울에 사는 이한나씨와는 일주일에 한 두번 얼굴 보기도 힘들다. 두 사람에게 영상전화가 더 매력적인 이유다. “밥 먹었어?”란 흔한 표현도 두사람의 통화에선 다르다. 안스러운 표정과 함께 전할 때는 밤늦게까지 일하는 연인에 대한 애처로움이지만, 먹고 있는 음식을 보여주며 얘기할 때는 상대의 식욕을 자극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선물한 인형, 귀걸이, 선인장 등이 애인의 집에서 어떻게 사용되는 지 볼 수 있는 것도 좋다. 시공간을 뛰어 넘어 같은 것을 공유할 수 있는 기분. 애정이 한층 돈독해진단다. 이우람씨는 “무엇보다 언제나 같이 있다는 느낌 때문에 전화를 끊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며 “저녁에 전화할 때는 같은 방에 있는 느낌까지 든다”고 자랑했다. 아직 가보지 못한 연인의 방을 처음 보여준 것도, 직장의 동료나 친구, 심지어 가족을 소개시켜준 방법도 영상전화다. 신세대인 만큼 영상통화를 이용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가위 바위 보 내기를 하는가 하면 수업 중에는 영상채팅을 통해 미용실에서 간 남자친구의 헤어스타일을 조언하기도 한다. 이한나씨는 “음성통화를 하다보면 몇번씩 똑같은 질문을 되물어 기분이 나쁠 때가 있었다”며 “하지만 영상통화를 하면 서로 상대의 눈을 보면서 통화하다보니 대화도 집중하게 되고 공감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에피소드2> 주부

“영상전화를 이용한 후 가족 간 대화가 늘었어요”

마포구 포정동에 사는 임진효(37) 주부는 벌써 네 대의 HSDPA폰을 샀다. 부부의 휴대폰 2대로 시작해 10살 난 아들, 시아버지에게도 휴대폰을 선물했다. 영상통화를 한번 사용한 후 매력에 푹빠졌다. 무엇보다 가족 간 대화가 늘어난 것을 장점으로 꼽는다. 얼굴을 보며 통화하는 것이 신기해 통화 횟수가 늘어난 데다 대화 집중력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회식 자리가 잦아 얼굴 보기 힘든 남편과도 영상통화를 시작하면서 대화가 늘었다. 최근 유괴사건이 잦아지며 늘어난 아이들 안전에 대한 걱정도 영상전화가 해결했다. 영상통화로 아이들의 상태와 주변 환경을 파악할 수 있으니 걱정도 크게 줄었다. 강원도 정선에 떨어져 자주뵙지 못하는 시부모님에 대한 효도에도 영상통화가 큰 역할을 했다. 임진효씨는 “한번은 딸이 치아를 치료한다는 소식에 할머니가 큰 걱정을 하셨다”며 “영상전화로 치료상태를 보여드리고 건강한 손녀의 모습까지 보여드리니 한층 안심하시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임진효씨에겐 진짜 빼놓을 수 없는 영상전화의 매력이 있다. 아들이 검도 학원을 잘 가는지, 남편이 진짜 친구를 만나는지 기존 음성통화로는 확인할 수 없던 것을 영상전화가 해결했다. 임 씨는 “영상전화가 아이들이나 남편 관리에도 나름 역할을 한다”며 “아직은 요금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바쁜 주부에게는 영상전화가 요금 이상의 효자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에피소드3> 외국인이 본 놀라운 모바일 세상

일주일 간 한국을 찾은 미국 MIT MBA 과정 재학생들을 만난 건 지난달 26일이다. 한국의 IT산업을 체험하기 위해 서울을 방한한 이들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KTF ‘쇼’ 전문 매장이다. 영상전화, 지상파DMB, 모바일 메신저 등을 체험한 이들은 탄성을 질러댔다. 주말 동안 영상전화를 사용해 본 대만인 제인 추는 “단체로 인사동을 구경하다가 길을 잃어 버렸으나 영상전화로 주변 건물을 보여줬더니 금방 한국인 친구가 찾으러 왔다”며 “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생활 곳곳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모바일 서비스에 감탄했다”고 설명했다. 독일인 필립 레이먼은 “우리나라에도 T모바일이 WCDMA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한국의 서비스가 훨씬 다양하고 이색적”이라며 “음악, 영화, 사용자제작콘텐츠(UCC) 등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에 한국의 IT기술력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MIT 재학생 최명환씨는 “2년전 한국을 떠날 때만 해도 휴대폰에 벨소리와 배경화면을 다운로드 받거나 간단한 게임 정도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이제는 지하철과 길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DMB를 시청하고 영상전화와 초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까지 상용화된 것을 보니 자부심까지 느꼈다”고 말했다.

◆영상전화 이것만은 좀

 “휴대폰 배터리 용량이 더 늘어나야 할 것 같아요. 젊은 친구들은 DMB도 좋아하는데 영상전화를 함께 쓰려면 부족한 것 같아요” -이우람(23), 휴대폰 배터리가 영상통화 사용빈도를 줄일 수 있다며.

“영상통화를 조금 오래하면 눈이 아플 때가 있어요. 화질도 조금은 부족한 것 같구요.” -이우람(23), 장시간 통화자를 위한 배려가 더 필요하다며.

“영상전화를 쓰다보면 주변사람들이 미친놈 취급할 때가 있습니다. 새로운 문화가 더 빨리 확산되도록 홍보도 강화돼야 할 것같아요” -이우람(23) 아직 주변 대다수가 영상전화를 모르고 있는 것을 감안해 이통사들의 마케팅 강화를 독촉하며.

“휴대폰을 손에 들고 오래 통화하면 팔이 아플 때가 있더라구요. DMB 휴대폰처럼 거치할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어요” -이한나(23), 영상통화 환경에 맞는 휴대폰 인터페이스 개선을 지적하며.

“연인이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휴대폰 두대를 저렴하게 묶어서 파는 상품이 있으며 좋겠어요.” -이한나(23) 영상전화를 쓰려면 커플 위한 새로운 패키지 상품이 필요할 것이라며.

 

“영상통화 요금이 조금 더 저렴해지길 바래요. 통화요금 부담을 줄인다면 더 효과적으로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네요.” -임효진(37), 영상 통화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요금 부담을 줄여달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