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딜레마 빠진 SKT와 KTF

 ‘황금분할 비율을 찾아라’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HSDPA 전국 시대에 접어들면서 SK텔레콤과 KTF가 서로 다른 딜레마에 빠졌다. 3G 올인을 선택한 KTF는 2G 가입자 역차별 논란에 빠졌다. 요금 인하 등 대다수 혜택을 3G 가입자에 집중하면서 2G 가입자들의 반발이 변수로 부상했다. 2G, 3G 양수겸장 전략을 택한 SK텔레콤은 3G 공세 수위를 어디까지 높여야 할 지 고민이다. 힘을 싣자니 KTF를 도울 수 있고, 지켜보자니 3G 주도권을 놓칠 개연성도 있다. 관건은 소비자 반응이다. 고객의 트렌드 변화를 누가 더 잘 읽어내고 이에 맞는 전략을 택하느냐에 따라 리더십 유지 또는 시장 판도 변화가 갈릴 전망이다.

◇KTF, 2G 이용자 차별 논란=KTF는 3G 브랜드 ‘쇼’ 출시와 함께 장문(1000자) 메시지 가격을 인하했다. 대상은 3G 가입자다. 보조금도 3G 가입자에 월등히 유리하다. 2G는 18개월 이상 가입자 만 대상으로 하고 최소 금액도 4만원에서 출발하지만 3G는 사용실적이 없어도 8만원의 보조금을 보장한다. 멀티미디어메시징(MMS) 등 향후 요금인하 검토 대상도 대부분은 3G 중심이다. 기존 2G 가입자들의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이 신규 요금제 출시나 MMS 요금인하 시 2G, 3G 가입자에 동등한 혜택을 제공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도 부담이다. 자칫 3G 가입자 유입 보다 2G 가입자 이탈 속도가 더 빨라 가입자가 순감할 우려도 나왔다. 2G 가입자에 대한 반감을 줄이면서도 3G 가입자를 늘릴 묘수를 찾아야 한다.

KTF의 고위 관계자는 “앞서 3G를 도입한 일본 NTT도코모도 가입자 전환을 위해 3G 가입자에 많은 혜택을 부여했다”며 “단독망 운영체제로 빨리 전환해야 네트워크, 유통 등 모든 효율성이 올라가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혜택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T, 3G 얼마나 해야 하나=SK텔레콤의 고민은 3G 공세 수위다. SK텔레콤과 KTF의 3G 가입자는 각각 20만, 14만명이다. KTF가 4월부터 저가 3G 단말을 앞세워 공세를 높이면 5월께엔 시장 1위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HSDPA 전국망 구축에서 KTF에 선수를 뺐긴 데다 가입자까지 역전되면 만년 1위 SK텔레콤의 자존심에 큰 상처다. 그렇다고 KTF처럼 무선인터넷을 지원하지 않는 3G 단말로 맞대응하다 보면 3G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이 흔들린다. 자칫 KTF를 도울 공산도 높다. 2G, 3G 간 황금분할 힘의 배분을 찾는 게 과제다. SK텔레콤은 3G 자체의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되 가입자수 경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3G 단말기 경쟁력이 2G보다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3G로 이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의 고위 관계자는 “요금인하 등 모든 혜택이 전체 가입자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는게 우리의 기본 방침”이라며 “3G 전환은 기술진화, 단말 가격 하락 등 시장 발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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