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 장비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교체됐다.
라셈텍, 아바코, 유니셈, 아이피에스, 아토 등이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CEO를 바꿨고, 디아이와 오성엘에스티는 각각 공동대표와 각자대표를 새로 선임했다.
작년 실적악화가 두드러지고, 올해에도 설비투자 감소로 경영난이 예상되면서 사령탑 교체를 통한 일종의 위기경영에 돌입한 것. 최대주주인 ‘오너’가 직접 경영일선에 나서는가 하면 초대 CEO가 복귀하는 극약 처방도 단행됐다. 아예 계열사 사장을 맞바꿔 심기일전에 나선 업체들도 있다.
◇오너가 나섰다=유니셈은 김형균 최대주주가 직접 경영 지휘봉을 잡으면서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4년 만에 다시 오너십 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진기 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나면서 최대주주가 직접 CEO를 맡게 됐다”며 “칠러, 스크러버, 카메라모듈 등 기존 주력 사업의 큰 변동은 없지만, 최대주주가 직접 나서면서 심기일전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제조용 칠러 공급업체로 유니셈과 경쟁해온 라셈텍도 지난 달 최대주주가 코나인터내쇼날로 바뀌면서 새로운 전문경영인 손영희 신임 대표를 발탁했다. 라셈텍은 이를 계기로 주문형 반도체 설계 등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난해 적자로 전환한 아바코는 2000년 아바코 초대 CEO를 지낸 성득기 대표를 재선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주주들이 초창기 회사의 성장 토대를 닦은 성 대표를 다시 발탁해 재도약에 나설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CEO 맞교체도 잇따라=아이피에스, 아토, 오성엘에스티 등은 계열사 CEO를 맞바꾸고 심기일전에 나섰다.
원익그룹의 계열사인 아이피에스와 아토의 경우 장호승 아이피에스 전 대표가 아토로, 문상영 아토 전 대표가 아이피에스로 자리를 옮겼다. 오성엘에스티도 계열사인 수성케미칼 안삼섭 전 대표를 신임 대표로 발탁하면서 김종기 전 대표를 수성케미칼 대표로 선임했다.
오성엘에스티 관계자는 “일단 CEO 교체를 통해 조직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넣을 수 있는데다 비슷한 업종의 계열사끼리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디아이는 장일선 부사장을 신규 대표로 발탁하고 현 박원호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 경영역량을 더욱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CEO 교체가 잇따르면서 장비업계에도 인력 재배치와 신규 사업진출 등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이 잇따르는 등 변화 바람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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