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V(감독 김청기)’가 디지털로 복원된 데 이어 과거 태권V 시리즈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역시 디지털 복원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초이스엔터테인먼트(대표 최귀섭)가 지난달 19일 출시한 태권V OST 시리즈가 G마켓과 옥션에서 동호회를 중심으로 한 공동구매 등에 힘입어 태권V 부활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3형제가 만든 노력의 결실=로보트 태권V의 OST 작업은 작곡가 최창권씨가 담당했다. OST의 복원은 그의 세 아들 최명섭(현 PMC 대표), 최호섭(현 가수), 최귀섭(현 초이스엔터테인먼트 대표)이 아버지의 작업을 가다듬고 재탄생하는 작업이었다.
그동안 오래된 영화 음악을 LP에서 CD로 만드는 작업은 꽤 진행됐기 때문에 CD로 호환하는 일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디지털 음원으로 호환할 수 있을 정도의 음질을 가진 LP와 원본을 찾는 일이었다. 마스터 음원과 릴 테이프에 녹음된 음원 중 절반 가량이 훼손되거나 손실된 상태였다. 손실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음질이 괜찮은 LP판을 찾는 게 급선무였다. 몇 년간 수소문 끝에 영화음악애호가 사이트인 ‘OST박스’의 부운영자인 박시성 고신대 정신과 교수가 태권V 1,2,3편의 OST를 모두 소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마침 박 교수를 주축으로 한국 영화 음악을 레이블화하자는 움직임이 있었고 최씨 형제들과 논의 끝에 OST박스 측은 음악만 따로 담은 음반을 초이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원본을 그대로 복원해서 CD로 내기로 협의하기에 이르른다.
◇소장용으로 높은 가치=로보트 태권V의 OST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OST다. 초이스엔터테인먼트 측은 “그 이전에도 일부 대사나 음악을 녹음한 LP가 있기는 했지만 영화 속 음악과 음향을 그대로 실은 사운드 트랙을 발간한 것은 태권V가 최초”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로 복원된 애니메이션이 더빙과 주제곡을 원본의 목소리와 비슷한 성우를 모두 새로 뽑아서 재녹음한 반면 이번 OST는 원본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고 있다. 특히 가수 최호섭이 어린 시절 불렀던 주제곡과 동생 최귀섭과 함께 부른 ‘깡통로봇의 노래’ 등을 30년 전 음성 그대로 들을 수 있다.
이번 OST는 1탄 뿐만 아니라 2탄 ‘우주작전’ 3탄 ‘수중특공대’에 수록된 OST를 합본 한정판으로 발매해 소장가치를 더욱 높였다는 평이다. 이번 작업을 총괄한 최명섭 PMC 대표는 “LP판이 오래돼 소장할 만한 자료가 없었는데 올드 팬들이 그 때 그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준 데 복원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