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디지털 크로스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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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크로스로드

조나단 넥터라인·필립 와이어 지음, 정영진 옮김, 나남출판 펴냄, 3만5000원.

 디지털혁명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통신방송 시장을 디지털 컨버전스의 세계로 전환시키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통신방송 시장은 기술의 선점과 시장의 확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으며, 관련 산업 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다. 이러한 혼란을 정비하고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고 이 정책은 법제도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2006년에 방송통합융합추진위원회를 발족, 올해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와 같은 통신방송통합기구를 만들어 통신방송 시장에 대한 규제체계를 일신하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통신방송 규제의 역사는 미국에 비해 매우 일천하다. 따라서 다양한 입법적·정책적 대안을 오랫동안 심도있게 검토해 온 미국 통신방송 규제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통신 규제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 책은 미 법무부에서 통신방송 관련 항소 및 상소사건을 담당하고 FCC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넥터라인 통신방송법 전문변호사와 미 법무부의 독점금지국에 근무하면서 통신방송업무를 담당했던 방송통신법 전문가인 와이저 교수가 자신들의 경험과 연구결과를 담은 책으로 기술변화 특히 인터넷이 텔레커뮤니케이션 산업의 전 분야에 가져온 변혁 등에 주목하면서 미국에서 제기된 경쟁촉진 정책과 관련한 쟁점들을 다룬다.

 이 책은 법학 전공자가 저술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통신방송 일반 및 디지털혁명의 배경이 되는 기술적 사항을 상세하면서도 매우 평이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통신방송법에 대한 규제 논리로서 지렛대 이론과 같은 공정거래법에서 흔히 원용되는 경제학적 이론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기존 미국의 텔레커뮤니케이션법의 해석론뿐 아니라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제기되는 주요한 정책적 관심사인 망 중립성이나 우리나라에서 많은 논란이 있는 IPTV 논쟁에 좋은 시사가 되는 미국에서의 융합서비스의 성격분류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 있다. 특히 자칫하면 피상적이고 전문어 투성인 이슈에 대해 명확하고 읽기 쉬운 가이드를 제시한다.

 이 책은 VoIP, 이동무선통신 서비스, 심지어는 디지털TV에 관한 것까지 다루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통신방송 정책에 관한 글이다. 실제로 텔레커뮤니케이션 규제는 통신방송 산업 전반에 걸쳐 매우 세분돼 이를 이해하는 데 이 책은 매우 유용할 것이다.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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