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MOT 인력시대](3)국내대학 도입사례-서울대·포스텍

지난 80년대 윌리엄 밀러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테크놀로지 매니지먼트 강좌를 개설한 것이 효시가 된 기술경영(MOT)이 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걸쳐 미국·일본 대학으로 보급됐고 최근에는 국내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에 산업자원부(한국산업기술재단)가 서울대·포스텍(포항공대)·성균관대·한국기술교육대 4개 대학을 MOT 학위과정 운영대학으로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도입기를 맞았다. 이들 4개 대학은 지난해 말 MOT 학위과정 신입생(석·박사) 145명을 선발, 이번 학기 교육과정에 들어갔다.

 ◇서울대=서울대는 올해 같은 시기에 MOT 과정을 처음 개설한 성균관대나 포스텍·한국기술교육대와 달리 기존에 서울대 공대에서 협동과정으로 운영 중이던 기술경영과 기술정책 과정을 통합해서 MOT 학위과정을 새롭게 만들었다. 사실 기존에 있던 기술경영·기술정책 과정에 150여명의 석·박사 과정생이 있었고 많은 졸업생이 사회에 진출해 90년대 후반부터 기술시장 분석, 기술평가, 기술사업화 등 관련 연구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대가 표방해온 과정은 글로벌 MOT다. 이를 위해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하고 스탠퍼드대·와세다대·칭화대 등 세계적인 대학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특히 실리콘밸리, 중국 베이징 사이언스파크, 인천경제자유구역 등의 산업체 인사도 교수로 초빙, 기존의 이론 학습에 글로벌 산업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결합해 글로벌 교육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 인턴십 등 외부 기관과 공동 프로그램도 운용하고 있다.

 김태유 MOT 과정 교수는 “서울대 공대는 이미 뛰어난 수준의 교과과정과 교수진, 학생들과 시작하기 때문에 앞으로 외국대학과 경쟁할 수 있는 국제적인 수준의 MOT 과정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의 경우 석사학위 과정은 주간으로 이뤄지며 2년간(4학기) 39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박사학위 과정 역시 주간으로 2년간(4∼6학기)이며 이수학점은 60학점이다.

 ◇포스텍=포스텍 기술경영 대학원과정은 포스텍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이공계 분야의 우수 교수진과 그동안 축적해온 연구실적 등에 경영분야를 새로 추가해 리더급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수의 글로벌 경영대학원과 협력을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는 한편 포스코·삼성전자·LG전자 등 글로벌 기업의 겸임교수진을 활용, 기술경영 교육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국제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오는 30일에는 미국 MIT 슬론스쿨 MBA 학생들과 포스텍에서 교류회를 열어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 현장 견학과 함께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포스텍 기술경영 대학원과정은 또 정규 과목 외에 매주 한 차례씩 영어 회화와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강의하고 골프·와인·비즈니스매너 등의 경영인 양성을 위한 특강도 곁들여 운영 중이다.

 또 4월 말에는 ‘포스텍 기술경영 위크’를 선포하고 이 기간에는 국내외 산·학계 기술경영 인사를 초청, 기술경영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의 특강을 시리즈로 개최할 예정이다.

 김수영 포스텍 교수는 “포스텍 기술경영대학원 과정이 신설된만큼 산업체 및 해외 글로벌 경영대학원 등에서 활약 중인 겸임교수를 교수진으로 초빙하는 등 이른 시일 내에 자리 잡을 수 있게 함으로써 순수 이론을 가르치는 일반 대학원보다는 비즈니스 리더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