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광고 시장을 뒤흔들만한 폭발력을 가진 네트워크 DVR 서비스가 미국에서 저작권이란 암초에 부딪혔다.
네트워크 DVR(Digital Video Recorder)란 케이블방송사가 마련한 서버에 가입자들이 시청하길 원하는 프로그램을 녹화한 후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VTR나 DVR를 작동하듯 앞으로 빨리 돌리거나, 뒤로 감기 등을 할 수 있어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되는, 시청 행태에 일대 혁신을 일으키는 기술이다. 특히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내장하지 않아 DVR를 공짜로 제공할 만큼 단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그 파급력에 방송사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맨하튼 지방법원은 작년 5월 뉴스코퍼레이션과 월트디즈니·CBS 등이 네트워크 DVR 서비스를 제공 중인 케이블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데니 친 판사는 “케이블비전의 서비스는 방송 프로그램을 복사하고 이를 저장했다가 다시 재전송하는 것”이라며 “저작권 권리자의 허가 없이 콘텐츠를 온 디멘드 형태로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케이블비전이 맞제기한 소송도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케이블비전은 그러나 이번 판결에 대해 즉각 반박하며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케이블비전 측은 “네트워크DVR 서비스가 가정에서 DVR나 비디오 레코더를 통해 녹화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며 이는 티보와 시스코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다르지 않다”면서 “저작권법을 따르고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서비스가 위법 판결을 받은 데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케이블비전 측은 이에 따라 현재 항소를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로 케이블비전의 네트워크 DVR 서비스는 일단 벽에 가로 막혔지만 광고 수익이 대부분인 방송사들은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에 위기를 맞고 있다. 인터넷은 물론 고선명의 영상을 화질 손상 없이 손쉽게 저장할 수 있는 DVR의 보급이나 최근 세계적으로 태동하고 있는 IPTV 서비스 등은 기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던 TV 광고 효과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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