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위원장 김덕규) 소속 의원 10명이 유럽과 일본으로 날아가 방송통신규제기관, IPTV 서비스 사업자들을 두루 돌아다니며 살펴보기로 했다. 21세기 초입에 일을 벌였으되 정부 관계 부처와 기관 간 이견으로 진통만 거듭하는 ‘방송통신융합작업(정보통신부+방송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한 것. 김현미·유승희·이은영·정청래·차명진·홍창선 의원이 ‘유럽팀’이고, 권선택·김덕규·손봉숙·이재웅 의원은 ‘일본팀’이다.
유럽팀은 25일부터 31일까지 영국 오프컴(OFCOM:Office of Communication), 무역산업부(DTI),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 브리티시텔레컴(BT:영국 최대 통신사업자) 등을 거쳐 이탈리아 통신부(MOC), 통신규제위원회(AGCOM:방송통신위원회), 패스트 웹(FAST WEB:초고속인터넷사업자) 등을 방문한다. 일본팀은 25일부터 28일까지로 비교적 일정이 짧아 총무성과 NTT(통신사업자)를 다녀올 예정이다.
방문지를 보니 △어떤 방송통신 통합기구를 만들어야 할지 △융합형 콘텐츠를 진흥할 체계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IPTV를 활성화할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의원들의 고민이 묻어난다. 이쯤 되면 단순 외유로만 치부하긴 어렵다.
그래서인지 첨예한 이견을 내세우는 정통부·방송위·문화관광부·국무조정실도 의원들의 이번 해외 시찰을 보조하기 위해 직원을 보낼 계획이다. 정확히 얼마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조실을 중심으로 4개 기관이 의원들의 해외 시찰 경비까지 갹출하기로 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시찰을) 다녀와야 ‘다음 절차’에 들어갈 수 있고 시찰 일정에도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특위 측으로부터 해외 시찰 요청이 들어와 갑자기 추진하게 됐다”고 말해 ‘미리 정한 절차’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가까운 데 집은 깎이고 먼 데 절은 비친다’고 했던가. 먼 곳에 윤곽만 보이는 절(해외 통합기구)이 좋아 보이게 마련이지만 이구동성으로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의원들의 해외 시찰이 조금 한가로워 보이는 것은 왜일까. 분명 외유는 아닐 터인데도 말이다.
이은용기자·정책팀@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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