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큐리티(보안) 칩’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인텔·AMD·ST마이크로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마이크로프로세서·마이크로 컨트롤러·플래시 메모리 등 칩 자체에 보안 기능을 탑재한 보안 칩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보안 칩이 반도체 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시큐어64소프트웨어 등 소프트웨어 업체도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쏟아내고 있다.
보안 칩은 하드웨어 플랫폼에 보안 기능을 탑재해 한층 강화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품 생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어 산업계에서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인텔은 자체 프로세서에 보안 모듈을 집어 넣은 차세대 보안 칩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내놓은 보안 모듈인 ‘v프로’ 계열로 선보이는 이 제품은 인텔 ‘TET(Trustede Execution Technology)’ 기술을 활용해 컴퓨터 메모리에 저장돼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무단 해킹과 같은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AMD도 최근 ‘EVP(Enhanced Virus Protection)’라고 불리는 보안 기능을 내장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출시했다. 이 칩은 악성 바이러스로 프로세서에 과부하가 걸리는 문제를 해결했다. AMD는 자체 시험 결과 50%까지 과부하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타라리’와 공동으로 차세대 프로세서의 하나인 ‘토렌자’ 라인업에 보안 모듈의 하나인 ‘TPM(Trusted Platform Module)’을 탑재할 계획이다.
TPM은 칩 내에서 보안 키·암호와 디지털 인증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플랫폼 검증, 사용자 인증 정보 관리 기능 등을 구현한다. 이 밖에 ST마이크로가 TPM 모듈 칩을 최근 출시했다. 이 플랫폼 모듈 칩은 기존 공정에 비해 제조 원가를 크게 낮추고 보안 기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시큐어64소프트웨어는 인텔과 하이엔드 칩 ‘아이테니엄’의 하드웨어 기반 보안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칩 자체에서 트로이·바이러스·웜과 같은 어떤 형태의 무단 해킹 시도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네트워크 공격을 자체에서 방어하고 실행 속도도 크게 높일 수 있다. 특히 ‘서비스 거부 공격 (DoS)’에 따른 네트워크의 과중한 트래픽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S도 최근 TPM을 이용해 PC와 서버 내에서 데이터와 파일을 보호할 수 있는 플랫폼을 ‘비트로크’라는 이름으로 윈도 비스타에 탑재했다. 이 밖에 시만텍·엑스트림랩·코모쿠가 칩 등 하드웨어 업체와 손잡고 칩에 내장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