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진행자 출신으로 일약 산요전기 회장에 올라 일본 재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노나카 도모요(52·사진)씨가 1년 9개월만에 중도 하차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노나카 회장은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산요전기 회장직을 사임했다. 그러나 과거 분식회계 문제를 놓고 외부 변호사 등을 초청,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주장한데 대해 금융기관 출신 이사진이 반대하는 등 의견 대립으로 한계를 느끼고 물러난 것이 실질적인 이유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NHK 등에서 캐스터로 이름을 날리다 사외이사를 거쳐 지난 2005년 6월 회장에 오른 그녀는 회사 측의 경영난 타개를 위한 ‘깜짝인사’로 주목을 끌었다.
당시 노나카 회장의 발탁에 대해서는 창업자 일족이 자신들에게 쏠리는 비판적 시각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창업자의 장남인 이우에 사토시(75) 대표이사 겸 이사회 회장이 심각한 경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대신 사장 자리를 자신의 장남인 이우에 도시마사(44)에게 물려주기 위한 연출 성격이 짙다는 것.
노나카 회장은 재임 기간에 경영 정상화보다는 뉴스캐스터로서의 지명도를 활용,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산요’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공인회계사 출신인 남편이 운영하는 컨설팅회사와 수 억엔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작년 11월 인도 출장시 남편의 여비를 회사에 부담시킨 사실이 들통나는 등 공과 사를 혼동한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비판을 받았다.
그녀의 퇴진으로 후계자를 지명했던 이우에 사토시 전 회장의 임명 책임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 언론들은 최고 고문으로 물러난 이우에 사토시 전 회장과 이우에 도시마사 현 사장 등 창업자 일족의 거취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한편 산요전기는 2006 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에만 2056억엔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