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중계권료를 둘러싼 갈등이 향후 e스포츠리그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저녁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중계권 협상이 또 다시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용산 e스타디움에서 MBC스타크래프트 게임의 개인리그인 MSL 예선전을 진행하던 각 게임단은 소속 선수단을 퇴장시켰다. 한국e스포츠협회로부터 방송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된 IEG와 게임 방송사는 지난 9일 1차 협상 결렬 후 막후 접촉을 통해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으나 마지막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파국을 맞았다.
이로 인해 4월 7일로 예정된 프로리그가 IEG와 손잡은 제 3의 방송사 주도로 개최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각 게임단이 MBC게임 MSL 예선 참가자들을 철수시킨 사태는 향후 양 방송사의 개인리그 진행에도 타격을 주리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왜 파국 왔나=IEG와 온게임넷·MBC게임은 중계권 금액에서부터 갈라졌다. IEG가 양 방송사로부터 각각 3년 간 7억5000만원의 중계권료를 요구한데 비해 양 방송사는 3년 간 각각 3억9000만원을 제시했다. 또 IEG는 방송사의 뉴미디어 판권 인정, 제작지원비 지급 등을 약속했으나 방송사 측은 “VOD 매출의 40%, 중계방송 콘텐츠의 무상 제공 등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협회와 IEG는 양 방송사의 3년 계약안을 수용했고 양 방송사는 다른 채널이 중계권 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로 했으나 세부 사항에서 의견 일치에 실패했다.
◇팬들 분노=양측은 서로 상대방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협회는 “양 방송사의 일방적 협상 거부에 의해 더 이상 협상이 진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면 MBC게임 이상호 국장은 “IEG가 ‘협상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들의 안을 받아들일 것만을 요구하는 등 협상의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게임단 감독들은 16일 밤 성명을 통해 “양 방송사가 팬들을 볼모로 한 여론 몰이를 하지 말고 진솔한 자세로 중계권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또 진행 중이던 MSL 예선이 파행됨에 따라 토요일 열린 ‘온게임넷 신한은행 스타리그 마스터즈’ 경기도 파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큰 문제 없이 진행됐다. 이날 코엑스 행사장 밖에선 중계권 문제를 비판하는 1인 시위도 벌어졌다. e스포츠 팬들은 인터넷 카페와 게시판 등을 통해 프로리그 중계권 갈등 및 개인리그 파행 등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어떻게 되나?=협회는 일단 그동안 준비해 온 대안으로 프로리그를 정상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협회와 IEG는 이르면 이번주 초 새 채널 사업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요 방송사들이 공식적으로는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고 기존 방송사 만큼의 제작 노하우와 커버리지를 가진 사업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새 방송 사업자가 프로리그를 중계하고 게임단이 소속 선수들의 개인리그 출전을 막는다면 온게임넷과 MBC게임은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된다.
한편 양 방송사는 스타크래프트의 비중 축소와 아마추어 리그 활성화, 국산 게임 리그 등의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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