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파스퇴르연구소` IT+NT+BT로 거대제약사를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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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K가 입주한 홍릉 KIST 산학협동관. IP-K의 연구원들이 전자현미경을 통해 신약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프랑스의 바이오 기술과 한국의 IT 및 나노 기술이 접목되면 세계 어느 다국적 제약회사 못지 않은 힘이 발휘될 것입니다.”

 지난해 다국적 제약회사가 초기 단계 신약개발을 위해 투입한 자금은 무려 200억달러(19조원)에 이르지만 실제 신약으로 이어진 숫자는 11개에 불과하다. 대략 1개 신약에 20억달러(1조9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소요된 셈이다. 여기에 10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자금을 투입하지만 당당히 신약 개발에 출사표를 던진 곳이 있다. 정부가 ‘동북아 연구개발 허브 구축’이라는 목표로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를 유치해 지난 2004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내에 설립한 한국파스퇴르연구소(IP-K, 소장 울프 네바스)가 바로 그 주역이다.

 ◇융단폭격 방식으로 신약 개발=IP-K의 가장 큰 자랑거리의 하나는 ‘에보스크린’이라는 신약 후보물질 자동화 분석시스템이다. 전세계적으로 노바티스, 화이자 등 대형 제약회사를 포함해 7대가 설치됐다. 순수 연구기관에 설치된 곳은 IP-K가 세계 최초다. IP-K는 기자들에게 에이즈 바이러스가 실제 세포에 침입하는 과정을 3차원 영상으로 시현해 보였다.

 울프 네바스 소장은 “다른 곳에 설치된 에보스크린과 달리 우리는 IT기술을 활용, 살아있는 세포를 단시간에 대량 분석하고 시각화기법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 세포내 변화와 바이러스 이동을 실시간으로 탐지한다”고 자랑했다.

 하루 분석검색 건수가 최소 1만건에서 2만건에 달하는 에보스크린의 성능에 IT기술의 활용함으로써 신약 개발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에보스크린이 없는 일반 제약사의 경우 연 2000건∼3000건의 물질을 분석하는 데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마치 융단폭격으로 신약물질을 발굴해 나가는 셈이다.

 ◇IP-K는 한국의 자산=IP-K가 가장 중점을 두고 개발을 목표로 하는 신약은 에이즈, AI(조류인플루엔자), 알츠하이머병, 암 등이다. 이러한 질병은 세계 모든 제약사나 의학계의 극복대상이지만 여전히 많은 난관에 부딪쳐있다. IP-K는 신약 개발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위해 세계적 수준의 해외 연구기관과 국제 공동연구 협력 파트너 체제를 구축했다. 또 세포생물학, 이미지 처리 및 스크리닝기술, 컴퓨터공학, 의약화학, 나노기술, 광학 등 관련분야의 연구진을 총 망라해 ’융합형, 학제적 연구협력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도 IP-K만의 독특한 연구협력 시스템이다. 현재 IP-K에는 생물학, 화학, 응용기술 등 3개 분야에 12개 연구그룹이 운영되고 있다. 순수 연구인력이 86명이며 이 중 박사급은 37명이다. 해외 연구인력도 9개국에서 온 31명에 이른다.

 울프네바스 소장은 “이곳에 이루어진 개발성과는 IP-K의 자산”이라며 “현재는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아 운영되지만 협약이 완료되는 2014년부터는 파스퇴르연구소처럼 로열티수입과 기부금, 정부보조금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IP-K는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내 4천329평의 부지에 2009년 3월 완공을 목표로 독립적인 연구시설을 건립키로 하고 오는 16일 기공식을 갖는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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