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디스플레이 업계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던 ‘하스퍼(www.harsper.co.kr)’가 최근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해 결국 법인 청산절차에 들어갔다.
최근 1∼2년새 PDP·LCD TV 가격이 급락하고 중국 등지의 후발 업체들과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영난에 봉착한 일부 중소업체들 가운데, 주주가 바뀌거나 업종전환을 시도한 경우는 일부 있었지만 문을 닫는 사례는 처음으로 향후 업계의 파장이 우려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 디스플레이 업계 대표주자중 하나인 하스퍼는 최근 자금압박이 심화돼 지난달부터 법인 청산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성진영 사장과 CFO는 어려운 회사 사정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달 해외로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 서울 가산동 본사의 사무실과 집기는 물론 경기도 이천의 1500여평 규모 공장설비도 채권 압류에 들어갔고, 직원들도 전원 자연 퇴직 상태다. 하스퍼 관계자는 “연초부터 주요 거래선이나 금융기관들에서 자금 융통을 까다롭게 조여온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면서 “사실상 부도상태이며 현재로선 법적인 마무리 절차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표적인 중소 디스플레이 전문회사가 갑자기 사라진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중소 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시장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런 자금난은 중소업체들에겐 치명타”라며 “틈새시장이나 해외시장을 뚫으며 나름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기업들까지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하스퍼는 지난 1986년 2월 설립, 가장 오랜 업력을 가진 디스플레이 전문회사로 지난 2003년에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 튜너를 내장한 PDP TV와 와이드 LCD 모니터를 개발하고 중소 업체로는 드물게 풀HD급 TV 생산능력도 갖추는 등 대기업 못지 않은 제품 경쟁력을 자랑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004년에는 무역의날 수출 우수기업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2005년에는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가 선정한 아태지역 500대 고속성장기업에 꼽히기도 했다. 올초에는 미국 ‘CES 2007’ 전시회에서 92인치급 풀HD LCD TV를 선보일 정도로 한층 적극적인 모습이어서 이번 도산 사태에 대한 충격이 더욱 크다. 하스퍼는 그러나 지난 2005년과 지난해 연속 4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도 사실상 적자를 면치 못해 자금난을 겪고 있던 상황이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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