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모바일뱅킹, 글로벌이 답이다

 3세대(G) 휴대폰에서의 모바일뱅킹 서비스 방법을 놓고 은행과 이동통신사 간 견해 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양쪽 다 일리가 있어 섣불리 한쪽 손을 들어주기가 어렵다. 통신과 금융이 문화적으로나 체질적으로 워낙 다른 분야라 물과 기름처럼 섞이거나 융화되지 못하는 탓도 크다. 제대로 된 합의가 이뤄지는 시점은 3G 가입자가 늘어나 통신사의 협상력이 커지는 올해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 두 분야가 함께 품고 있는 화두가 있다. 바로 글로벌이다. 이동통신은 GSM 진영인 WCDMA(HSDPA) 3G 이동통신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지금까지 세계 이용자 기반이 상대적으로 적은 CDMA로 문을 닫아걸고 체력을 키워왔다면 이젠 유럽·미주·아시아 대부분에서 통하는 GSM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글로벌 경쟁에 발을 들였다.

 금융권의 글로벌 진출 의지도 최고조에 이르렀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부동산 시장 냉각 등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블루오션 전략의 하나로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바로 정보기술(IT) 역량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과 서비스 모델을 미리 경험한 것이 다른 측면에서 뒤처지는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한국은행도 IT·소매금융 등 강점 활용과 지리적 문화적 접근을 금융업의 해외 진출 전략의 핵심으로 제안했다.

 다행히 모바일뱅킹 분야에선 아직 성공 사례가 없다. 유럽이 금융칩과 통신칩을 분리해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성공모델을 만들지 못했다. 일본은 이통사가 금융사 지분을 갖고 사업을 벌였지만 인프라 통합이 어려워 답보 상태다. 이런 가운데 마침 국내에서 제안한 모바일 페이먼트 모델이 글로벌 통신사업자 연합체(GSMA)의 선도사업으로 선정돼 세계의 주목을 받는 호기를 맞았다.

 아직 금융과 통신의 글로벌 경쟁력은 미흡하다. 하지만 금융과 통신이 융합된 새로운 패러다임을 미리 맛본다면 다음 시대에는 선험자의 위치에 설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나 산업 간 갈등은 있다. 가장 먼저 푸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의 첫 단추다.

김용석기자·솔루션팀@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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