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가 혼수라면 하반기는 대선.’
연 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국내 가전 시장과 대선의 상관관계가 벌써부터 흥미를 자아낸다. 전통적으로 ‘짝수해’는 올림픽·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몰려 있어 가전 시장에도 예외없이 특수를 가져온다. 하지만 올해는 혼수·무더위 등 계절적인 요인 외에는 이렇다 할 시장변수가 없는 시기. 혼수와 냉방가전 수요가 이어지는 여름까지는 평년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대선이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것이다.
업계는 우선 올해가 사실상 처음으로 ‘대선과 가전 시장의 함수관계’가 드러날 때로 보고 있다. 지난 1997년 대선에는 IMF 구제금융 사태로 인한 영향이, 지난 2002년 당시에는 월드컵 특수가 대선 효과를 상당 부분 희석시켰기 때문이다.
당장 예상되는 대목은 경기부양을 위한 최소한의 소비활성화 시책이 나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긍정적 신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가전 시장은 실물경기에 석 달가량 선행하는 지표라는 게 업계의 판단. 따라서 적어도 하반기까지는 정치권이나 정부도 소비 위축을 가져올 정책은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다.
가전 시장의 중심이 프리미엄급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고급가전 특별소비세 인하폭이나 범위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대선의 경험을 볼 때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시중자금을 풀고 소비 장려에 나서면서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그 효과는 매우 단기적이었고 어차피 내수 시장의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플러스냐 마이너스냐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 터져나올 정치권이나 정부당국의 지역경제 활성화 시책도 변수 가운데 하나다. 지역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 제시되는 지방경제 활성화 방안은 당장 해당 지역의 경기를 끌어올려 소비활성화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대부분의 가전 수요가 몰려 있는 수도권 시장을 위축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지방경제가 좋아져 소비가 늘어도 수도권 주민들이 물건을 사지 않는다면 전체적인 매출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LCD 산업단지로 떠오른 경기 파주나 충남 탕정 등 민간 신도시는 하반기 이후 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시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사다.
올해 전 세계 TV 시장의 변화에 따라 현지 생산라인이 확대되거나 반대로 위축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지방 공장설비에 대한 정부 정책 기조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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