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주총 시즌이다.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업체가 지난달 말 주총을 마친 데 이어 대부분 전자업체가 이달 말까지는 주총을 열어 올해 사업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전자업계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경영환경을 의식해 임원진을 새롭게 개편하고 주요 경제지표에 맞게 사업계획을 짜는 등 회사 분위기를 일신하고 있다. 또 경영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적합한 제품개발 및 마케팅 전략을 펼쳐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 같은 경영자들의 의지는 주총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주총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성장을 이어가고 견실 경영으로 초일류 수준의 재무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하면서 “미래에 대비한 신성장 엔진 발굴에 집중해 꼭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또 선도제품 리더십 확보, 신성장 엔진 발굴 강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영 프로세스와 스피드 정착, 주주중시 경영의 네 가지 과제를 올해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턴 어라운드에 성공한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도 핵심 역량 강화, 글로벌 역량 강화, 나눔경영 추진 등을 강조했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경영자들의 주주에 대한 이 같은 약속은 당연히 추진해야 할 과제이자 목표다.
비단 이들 기업만이 아닐 것이다. 대부분 전자업체가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과 핵심역량 강화 등을 경영목표로 내세우고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영위기가 고조될수록 이를 돌파하려는 경영자와 종사자의 결연한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와 경영환경이 워낙 급박하게 바뀌고 있어 주주들에게 약속한 경영목표나 핵심과제를 실천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다. 특히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다. 그간 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주요 사업이 정체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 업체에 대한 글로벌 경쟁 업체의 견제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경쟁업체가 시장을 비집고 들어오는 게 글로벌 경쟁 시대의 생존 논리다. 휴대폰·디지털TV·메모리 반도체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우리 제품이 언제 경쟁력을 상실해 우리의 뒷덜미를 잡을지 모른다. 게다가 무역환경은 우리에게 갈수록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유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며 원 달러 환율, 원 엔화 환율 등 주요 통화에 대한 원화 절상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구조적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조치가 완화될 기미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결국,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창조적 경영 외에는 별로 없다. 창업 당시의 초심과 IMF의 위기를 극복한 저력을 바탕으로 창조적 경영을 실천해야만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경영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만 주주들에게 약속한 올해 경영 목표를 차질없이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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