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지방 분원, 지역 성장동력 견인차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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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출연한 연구기관들이 연구개발 성과와 인프라를 지역 중소기업에 이전하면서 성장동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국기계연구원 재료기술연구소와 지난 2005년 1월에 설립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광주 광통신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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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이 설치한 분원과 기술지원센터가 지자체와 손잡고 지역 산업의 성장동력을 퍼올리는 두레박 역할을 하고 있다.

출연연 분원 정책은 정부의 지방과학기술진흥 정책과 출연연의 부지난, 지자체의 유치노력 등에 따라 지난 2003년부터 활발히 진행돼 왔다.

각 지방 분원들이 본격적인 R&D를 시작함에 따라 지역의 중심연구기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역 특화전략산업과 관련된 연구개발 성과를 지역 기업에 이전하고, 공동개발을 통해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의 지나친 유치경쟁과 해당 출연연의 주먹구구식 분원 계획에 따라 부작용도 뒤따르고 있다. 과기계 관계자는 “지방의 산업을 면밀히 분석한 뒤 산업적 특성에 가장 부합되는 분원이 설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 R&D의 중추기관으로 자리매김=지난 2005년 1월 설립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주 광통신연구센터는 지금까지 광주지역 댁내광가입자망(FTTH)사업을 주도하는 연구소로 자리잡았다. 이 센터는 지난해 광주지역 10개 아파트단지에 FTTH 인프라를 구축, 통신방송융합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오는 2009년까지 광주지역 2만 가구에 FTTH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생산기술원(KITECH) 광주연구센터도 첨단 부품소재와 초경량 신소재, 가전로봇 실용화 등 3대 기술개발사업에 300억원을 투입하는 등 광산업 기술 지원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해부터 오는 2013년까지 7년간 203억원을 투입해 OLED조명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국기계연구원(KIMM) 재료기술연구소도 현재 기계관련 부품소재 연구를 특화해 창원과 경남의 기계 및 부품소재산업을 지원하는 핵심 연구소로 자리잡았다. 이 연구소는 향후 재료전문연구소로 독립 운영될 전망이다.

◇신규 분원 잇따라 설립=지난해 9월에는 ETRI 대구임베디드SW기술지원센터가 문을 열고 지역 모바일 및 임베디드 기업에 대한 기술지원에 나섰으며, 한국기계연구원 첨단기술산업화지원센터도 지난해 전북 전주시에서 개소식을 갖고 기계연이 보유한 기술의 산업체 이전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지난 1월 충북 오창과 전북 정읍에 각각 분원을 설립, 바이오 및 생물산업에 대한 산업화지원사업에 착수했다.

전자부품연구원(KETI)도 내달 경북 경산 경북테크노파크 내에 U임베디드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U임베디드센터는 앞으로 지역에 특화된 자동차부품업계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유비쿼터스 자동차용 임베디드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개선해야 될 점=지방의 취약한 R&D를 지원하고, 지방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연구인력 부족과 주먹구구식 운영방식은 분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산하기관인 경북 구미소재 구미전자기술연구소는 지난 2004년 초 설립된 이후 과제수탁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최근 구미전자산업진흥원에 흡수 통합될 전망이다.

ETRI 대구임베디드SW기술지원센터도 설립 후 지난 5개월간 관련 기술이전에 대한 계약건수가 한 건에 머무는 등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게다가 연구개발과 기술이전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가 힘들다는 점도 분원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분원이 연구인력을 제대로 충원하지 못해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지자체의 유치경쟁과 출연연의 확장정책에 떠밀려 분원을 설치하다 보니 엉성한 요소가 많다”며 “향후에는 기존 지자체 내 대학연구소나 전문연구센터를 분원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