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3대 백색가전 중심으로 프리미엄급뿐만 아니라 중저가 라인업도 강화하는 등 생활가전 사업의 전사적 육성에 나선다.
이는 삼성전자의 4대 사업 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생활가전이 계속 저조한 실적을 보이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관측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비록 ‘사업총괄’ 단위에서 ‘사업부’ 단위로 조직이 격하되기는 했지만 윤종용 부회장이 직접 강력한 의지를 담아 생활가전 사업의 회생을 꾀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해 매킨지의 생활가전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올해부터 냉장고·세탁기·에어컨 3대 백색가전 품목에 대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2년간 생활가전 사업 재도약에 총력을 기울여 이들 3개 품목을 세계 선두권 반열에 올리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껏 다소 방만하게 꾸려졌던 사업·제품 구조를 3개 전략품목 위주로 재편하고 여기에 한층 더 많은 힘을 쏟을 것”이라며 “겉으로는 사업단위 축소로 비칠 수 있지만 전사적인 공감대나 의지가 이전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에어컨·세탁기·냉장고 등 3대 전략품목의 경우 해외 선진 시장에서 기존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는 중가형 제품군을 늘려 외형 확대에 힘을 쏟기로 했다. 생활가전사업의 경쟁력은 결국 매출과 점유율 확보를 통한 규모의 경제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중가형 제품군과 유통망 확충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 중이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관계자는 “프리미엄급 제품 비중을 꾸준히 늘려간다는 전략은 변함없다”고 전제하고 “다만 시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제품군에서는 중가형을, 유통망도 할인점·온라인 판매에 더욱 신경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의 변화는 지난달 시작된 에어컨 예약판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십여종에 이르는 하우젠과 ‘앙드레김’ 브랜드의 고급형 제품군을 올해부터는 ‘앙드레II’와 ‘오스본&리틀’ 두 전략제품으로 집중하는 대신 중가형 이하 ‘삼성전자’ 브랜드 제품군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김치냉장고 판촉전에서도 앙드레김·하우젠 제품 외에 실제로 중가형 제품 판매에 적지 않은 역량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김유경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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