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IT정책의 지난 4년간 공과(功過)를 평가하는 일은 결코 수월하지 않다. 참여정부가 출범하기 이전부터 IT산업은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었다. 역대 정권은 앞다퉈 IT분야의 성과를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다. 따라서 참여정부 IT정책의 공적과 과오를 온전히 참여정부만의 몫으로 돌리기 힘든 측면도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정책의 연속선상에서 참여정부의 지난 궤적을 살펴보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1년 임기를 남겨둔 참여정부의 중요한 과제라고 하겠다. 참여정부 IT정책이 갖는 함의가 적지 않겠지만 국민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부터 평가하는 게 순서일 듯하다. 이 같은 측면에서 가계통신비 부담을 경감시킨 것은 평가할 만하다. 참여정부는 지난 4년간 시내전화·초고속 인터넷·이동전화 등 주요 통신서비스의 요금을 인하해 IT산업의 밑변을 튼실히 하는 데 기여를 했다.
IT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한 것도 다행스럽다. IT산업이 우리 경제의 튼튼한 버팀목이 돼주었다는 것은 통계치가 잘 말해준다. 지난 2002년부터 비IT산업의 무역수지가 악화일로를 걸은 것과 달리 IT산업은 지난해 545억달러 규모의 흑자를 달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IT산업의 경제성장 기여율도 지난 2002년 26.3%에서 작년에 38.4%로 높아졌다. 이 같은 통계 수치는 IT산업 없이는 한국경제를 설명하기 힘들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비동기식 3대세 이동통신(WCDMA),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새로운 수익원이 창출된 것도 희망적이다. 하지만 상황이 계속 이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미국과의 전반적인 IT 격차도 1.6년으로 좁혀졌지만 역으로 중국과 우리의 기술격차는 사실상 없어졌다. 장기간 침체상태에 있던 일본은 놀라운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며 대만 IT산업의 저력은 여전하다. 그야말로 한국IT산업은 샌드위치 신세다.
IT산업의 경쟁력 저하는 곧 국가경쟁력의 저하다. 이 같은 측면에서 참여정부가 남은 1년 동안 할 일이 무엇인지는 자명해진다. 국내 IT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정책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대선을 앞두고 레임덕 현상은 심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기업들은 신규 투자를 미루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IPTV 등 주요 현안의 연내 처리는 불투명하다. 주요 법률안을 처리해야 할 국회는 대선 향방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다.
참여정부에 남아 있는 1년이라는 기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국가 경제의 버팀목인 IT산업의 사활을 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에게는 레임덕의 안일함에 주저앉아 있을 여유가 허용돼 있지 않다. 아차 하는 순간 중국 대만 등 경쟁국가에 IT산업의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 정부가 중심을 잡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공든 탑이 무너진다. 앞으로 남은 1년을 허비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없는 한 IT코리아의 재도약은 요원하다. 그렇기 때문에 남은 1년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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