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사장은?...진대제·김종갑 후보중 1명 가장 유력

김종갑 산자부 전차관·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 최진석 하이닉스반도체 전무 등 3명 가운데 1명이 하이닉스반도체 차기 사장으로 선임될 전망이다.

19일 하이닉스주식관리협의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10명의 사장 예비후보 가운데 진대제 전장관과 김종갑 전차관이 이번 주중 선정될 최종 후보 1명으로 낙점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사람이 모두 하이닉스 사장으로는 일정부분 핸디캡을 지니고 있고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 최진석 전무가 선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닉스주식관리협의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후보들에 대한 검토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나, 진대제 전장관과 김종갑 전차관에 필적할 외부인사가 없는 상태이고, 하이닉스의 당면과제가 갖는 무게를 고려할 때 내부 인사로는 힘에 부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채권단에서는 진 전장관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을 역임한 반도체 전문가라는 점과 세계적인 지명도, 스카이레이크펀드 대표심사역를 맡고 있는 만큼 하이닉스 채권단으로부터 최대 현안인 매각의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또 진 전장관은 정통부 관가와 정가를 두루 거치면서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까지 보유하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의 이력은 역으로 경쟁사 CEO 출신이라는 약점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낙하산이라는 비판도 부담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들은 “노조는 물론 직원들 조차도 진 전장관이 삼성전자 인맥이라는 점을 들어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말해 채권단으로서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김 전차관은 하이닉스가 당면한 여러가지 과제를 풀어갈 또다른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 전차관은 산업정책국장, 차관보, 차관을 거치면서 전자산업을 총괄한 경험이 풍부하고 대표적인 통상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발등의 불인 공장증설·통상문제 등을 가장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김 전차관의 이같은 장점은 다른 후보가 갖지 못한 점이다. 더욱이 김전차관은 공직시절 하이닉스 잠재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와 폭넓게 접촉한 경험이 있어, 새주인찾기에서도 결코 경쟁 후보들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전차관은 반도체 기술에서 경쟁 후보들에 전문성이 떨어지고 진 전장관과 함께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약점이다. 그러나 하이닉스 내부에서는 오히려 후한 점수를 받고 있어 채권단에게 부담을 덜 주는 편이다.

최종 후보는 아무래도 이들 두 사람 중 한명이 될 공산이 높지만 CEO 외부 영입에 대한 부정적 의견과 불만이 의외로 팽배해질 경우 최진석 전무(제조본부장)도 유효한 대안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최 전무는 노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사내외에서 ‘하이닉스부활의 일등공신’으로 인정받는 데다 대규모 증설과 차세대 기술 개발이 시급한 상황에 적합한 전문성까지 겸비하고 있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최 전무는 지금까지 거의 대외활동을 하지 않아 인지도가 낮다는 점, 지분 매각에 필수적인 경험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핸디캡으로 지목되고 있다.

주변에서는 이같은 유력 최종후보의 면면을 보아서는 진대제-최진석, 김종갑-최진석 연계카드도 신중히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에서 CEO를 영입하되 내부 관리는 신임이 두터운 최진석 전무에게 일임케 하는 게 변화와 안정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구도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 경우 진 전장관과 김 전차관 중 누가 적절할 지에 대해서는 채권단과 하이닉스 내부의 판단이 엇갈릴 수 있다.

한편, 지금까지 자천타천으로 10명의 후보에 오른 인물에는 외국계 IT업체 CEO·대기업 계열사 사장 등이 포함됐으며 진 전장관·김 전차관·최 본부장 등과 오계환 u-IT 클러스터 추진센터 소장·오춘식 하이닉스부사장(개발생산 총괄) 등 5명이 예비후보로 압축돼 이번주부터 개별 면접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