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 표준화 계획` 왜 마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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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12일 ‘반도체장비 표준화 5개년 계획’을 마련하고 장비 표준화에 집중키로 한 것은 국가 최대 먹거리인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글로벌 주도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장비의 효율성 극대화와 수출까지 고려할 때 관련 국제표준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것도 염두에 뒀다는 평가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장비 경쟁력이 없는 가운데 반도체 산업만의 독주를 계속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정부 계획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신뢰성·성능 평가를 위한 표준 인프라 체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 18%에 불과=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2005년 말 기준 국내 반도체 시장 규모는 240억7000만달러로 세계 시장 점유율 10.5%에 이른다. 세계 3위의 반도체 생산국이다.

 반면에 반도체장비 수요는 68억5600만달러 규모로 세계 시장 339억3600만달러의 20%에 이르고 있지만 관련 장비 국산화율은 18%에 불과하다. 대기업의 경우 대부분의 장비를 일본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등 국내 산업 기반은 취약하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만이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고 다수의 장비업체는 대기업의 수요에 맞춰 맞춤형 생산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세계 반도체장비 시장은 AMAT와 TEL 등 세계 톱10 기업이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50위권 내에도 국내 기업은 전무한 상태다.

 ◇기술 개발과 표준화 연계로 대응=반도체장비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는 올해 시행될 ‘반도체장비 기술 개발 계획’과 ‘반도체장비 표준화 5개년 계획’을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장비의 성능평가 방법 등 수입대체 품목에 대한 우선적 표준화를 진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기술변화가 빠른 분야는 표준화포럼을 통해 국제표준 체계를 추적 대응하고 △반도체 생산업체와 장비업체의 연계를 통한 산업구조 통합화로 표준화 효과를 극대화하며 △일반 영역은 정부가, 특성화된 기술 영역은 기업이 각각 표준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앞으로 2011년까지 반도체장비 관련 △용어(5종) △부품 및 모듈(10종) △모듈 간 인터페이스(10종) △장비(7종) △안전·환경·에너지(3종)의 표준화에 집중키로 했다.

 ◇국산장비 표준화의 효과=김익수 기술표준원 팀장은 “국내 장비업체들은 장비의 신뢰성이나 성능에 대한 표준화된 확인을 받지 못해 실제 우수 제품이 개발되더라도 수요기업의 구매와 활용으로까지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반도체장비업체와 수요 대기업 간 장비 성능평가방법 및 장비의 모듈 등이 표준화될 경우 반도체 완제품의 조기 상용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장비의 통합에 드는 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장비 제조업체들은 표준화된 장비 생산을 통해 제작비용 및 납기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장비의 수출산업화로도 연결될 수 있다. 정부가 계열화된 산업구조 통합을 유도해 수요 대기업과 장비업체 모두 시너지를 얻는 방향에 집중하는 주된 이유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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