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EWS 선정 IT리더 추천 열독도서 BEST](17)인생수업_이레

[전자신문인터넷]

*한국텍트로닉스 박영건 대표

인생독본을 통해 배우는 잘 사는 법!

사람의 외모를 보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일란성 쌍둥이라 할지라도 부모가 구별할 수 있을 만큼 미세하게나마 외모의 차이는 있게 마련이다. 성격이나 가치관, 말투나 행동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누구누구는 내가 아는 아무개와 닮았다`라는 말은 종종 하거나 듣기도 하지만, 이는 유사성을 의미하는 것이지 동일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 모두는 각각 자신만의 정체성을 띠고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존재인 것이다.

외모도, 생각도, 처한 환경도 모두 전혀 다른 유일무이한 우리들이지만, 인생(人生)을 살아간다는 공통점은 우리로 하여금 똑같은 질문을 던져주고 동일한 고민을 하게 한다. 10대 학창 시절에 `나는 왜 태어났을까?`란 존재감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내 적성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로 이어진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이라는 사건은 우리로 하여금 죽음과 남겨진 삶에 대해 심사숙고하게 만든다.

이렇게 보면 인생이란 우리에게 어렵고 무거운 질문임에 틀림없다. 인생에는 정답도 없을 뿐더러 위의 문제들에 간단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결정내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단지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위의 질문들에 대한 자신만의 답변을 완성해 나가다보면 삶이 무엇인지, 또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직접 경험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배우기엔 우리의 인생은 참 짧다. 그러하기에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면서 20세기 최고의 정신의학자였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인생수업』(이레 2006)을 통해 죽음을 눈앞에 둔 101명의 인생 선배들의 입을 통해 삶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인생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이 무거운 짐이 아니고, 우리가 평소에 행동할 수 있는 것을 바탕으로 충분히 행복하고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소개한다.

그 가르침은 다음과 같다.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고 ▲사랑 없이 인생 여정을 여행하지 말며 ▲관계를 통해 자신을 발견할 것 ▲상실과 이별을 통해 인생을 돌아보고 ▲몸은 아직 살아있는데 우리 안에서 어떤 것이 죽어가는 것처럼 아직 죽지 않은 사람으로 살지 말며 ▲삶을 재미있는 놀이처럼 여기며 매 순간을 즐기라고 ▲인내와 수용을 통해 행복을 만끽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가슴 뛰는 삶을 찾고 ▲용서와 치유하는 방법을 배우고 행동하며 ▲살고 사랑하고 웃고 배우라는 내용이다.

이러한 인생의 교훈을 삶에 적용하여 즐겁게 사는 이가 여기 있다. 바로 `오늘은 내게 남은 삶의 첫 날이다`를 인생의 모토라 소개하는 한국 텍트로닉스의 박영건 사장. 박 사장의 인생론을 듣고 있자면 지천명(知天命)의 반열에 들어선 무게 있는 지사장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꿈과 열정이 넘치는 혈기왕성한 20대 젊은이를 발견할 수 있다. 그에게 있어 인생이란, 끊임없이 목표를 세우고 이에 도전하는 기회의 연속이요, 이를 단계별로 성취해나가며 행복을 얻는 과정이다.

▶ 학창 시절에 백댄서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 YES

▶ 본인 이름으로 시집을 낸 등단 시인이다? → YES

▶ 인터넷 방송국에서 재즈 방송 DJ로 활동했다? → YES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자신의 인생을 즐기며 사는 건, 비단 위에서 나열한 과거의 모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박 사장은 집 짓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대학 시절에 홈 바가 있는 집에서 사는 꿈을 꾸었던 그는 30년이 지난 지금 그 꿈을 이뤄가고 있다. 멋진 카페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자신만의 작은 아틀리에를 만드는 중이라고.

이것도 부족해 올 여름부터는 자동차가 아닌 멋진 오토바이를 타고 출퇴근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단다. “처음에 이 계획을 아내에게 말했을 때, 펄쩍 뛰며 반대를 하더군요. 그 위험한 것을 나이 들어 왜 타냐고요. 오토바이가 자동차보다 더 안전하다는 근거를 대어 설득도 하고 조르기도 했어요. 지금까지는 당신과 아이들을 위해 사느라 참아왔는데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고 싶다고 말이죠.” 이를 위해 그는 1년 반 동안 매일 2시간을 투자해 근력을 키움과 동시에 몸매를 만들어 왔다는 귀띔도 해 준다.

색소폰과 경비행기 조종은 내년 계획으로 세웠다고 말을 잇는 박 사장은 하는 김에 욕심을 조금 더 낼 거라고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글쓰기. 1984년부터 하이테크 산업의 영업 분야에서 활동해 잔뼈가 굵은 자신의 쌓은 노하우와 경험을 콘텐츠로 삼아 영업 담당자들을 위한 실무서를 내고 싶단다. 지난 가을부터 조금씩 준비한 결과 현재는 목차까지 완성된 상태이다.

가장 인상깊은 부분에 대하여 “남자가 부모를 떠나 자신의 가정을 이루면서부터는 오로지 가족 부양만을 생각하고 달려오기 일쑤입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때가 있어요. ‘외롭다. 나를 찾고 싶다.’는 생각을요. 스스로를 위해 시간이나 돈을 투자해 본 기억이 거의 없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자기 자신을 위한 파이가 어떤 것이었는지 떠올리고 알아내야 한다는 메시지에 백번 공감을 했어요.”라고 설명하며 소개하는 대목은 바로 이 부분.

삶이란 마치 파이와 같지. 부모님께 한 조각,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 조각, 아이들에게 한 조각, 일에 한 조각, 그렇게 한 조각씩 떼어 주다보면 삶이 끝날 때 쯤엔 자신을 위한 파이를 한 조각도 남겨두지 못한 사람이 있어. 그리고 처음에 자신이 어떤 파이였는지조차 모르지. 그것은 우리가 각자 알아내야 할 몫이란다.

“『인생수업』은 자기애와 타인과의 관계, 항상 감사하고 내게 주어진 상황을 인내하고 수용하기 등 누구나 다 알고 있을법한 인생사는 방법을 하나하나 풀어쓰고 있어요. 어찌 보면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의 음성을 통해 우리에게 다시금 사소한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지요. 그런 점에서 ‘인생수업’은 인생의 목적 및 그 가치를 일깨우고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친 책인 ‘인생독본(人生讀本)’이 아닐까요?”

전자신문인터넷 김유리 기자 yu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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