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서 `유무선 포털`을 부른다

 무선 네이트에 접속할까, 네이버에 들어갈까.

7일 새벽 열린 한국 대 그리스전 이천수의 프리킥 골장면을 휴대폰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어디에 접속해야 할까. SK텔레콤 가입자는 ‘네이트’에 KTF 사용자는 ‘매직엔’, LG텔레콤 가입자는 ‘이지아이’에 접속하면된다. 그런데 5월 이후에는 달라진다.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휴대폰으로도 네이버나 다음 같은 웹포털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 정보에 접근하는 새 길이 열린 셈이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 빠르고 편리하고 저렴한 서비스를 찾게 된다. 하반기엔 이동전화에서도 유무선포털이 진정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웹을 닮아가는 무선 포털=현 무선인터넷 표준(WAP)를 따른 서비스는 불편하고 답담했다. 뉴스 하나를 찾으려면 번호로 만들어진 메뉴를 몇단계 거쳐야 했다. 인터넷 시대에 PC통신을 하는 격이다. 최근 사용자 환경이 확 달라졌다. 익숙한 웹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채택, 휴대폰 키 조작만으로 자유롭게 정보를 찾아간다. PC통신이 화려한 비쥬얼의 인터넷으로 진화한 것에 비견할 혁명적 변화다. 뉴스, 엔터테인먼트, 사용자제작콘텐츠(UCC), 교통정보, 주식 등 무료 정보가 가득하다.

◇휴대폰에서도 웹 포털에 접속=이르면 5월부터 국내 이통사들은 휴대폰으로도 웹포털에 접속하게 된다. 이른바 풀브라우징 시대다. ‘풀브라우저’란 일본 NTT도코모가 웹 브라우징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휴대폰으로 제공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지금은 휴대폰용 웹브라우저와 이를 통해 구현한 서비스를 지칭하는 일반 용어가 됐다. 풀브라우징을 도입하면서 휴대폰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으려면 이제 무선 포털과 유선 포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됐다. 휴대폰 내 유무선 포털간 경쟁이 시작됐다. ‘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 등 무선포털이 최근 웹과 비슷해지는(웹라이크) 것과 무관치 않다.

◇편의성은 무선, 정보력은 웹포털=최근 개편한 무선포털은 사실상 웹포털에 버금가는 편의성을 제공한다. 무료 정보도 많고 브라우징도 편리해졌다. 특히 휴대폰에 최적화한 화면 크기와 이에 맞는 메뉴를 제공한다. 반면 풀브라우징 서비스는 정보량에서도 우위를 보인다. 포털이 제공하는 서비스 뿐만 아니라 이미 구축한 각종 커뮤니티의 방대한 정보까지 마음 껏 즐길 수 있다. 반면에 브라우저 등 무선 애플리케이션의 성능 때문에 서비스 초기 여러 제약도 있다. PC에 맞춰 제작된 화면을 좁은 휴대폰 화면에서 불편하게 보는 것은 물론 액티브X로 구현한 비표준 서비스도 제공받지 못한다.

이통사의 관계자는 “휴대폰 화면의 제한, 액티브X 기능 지원 미비 등의 측면에서 풀브라우징이 도입되더라도 당장 무선 포털이 편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풀브라우징의 장점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테이크 아웃 인터넷 시대 개막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HSDPA와 휴대인터넷 와이브로의 도입은 무선 네트워크의 고도화와 접속 경로의 다양화 측면에서 주목할 서비스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해 즐기던 PC통신이 전용선 도입을 계기로 인터넷으로 진화한 것과 같이 무선인터넷 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HSDPA 서비스 도입을 계기로 네이트, 매직엔 등의 서비스 편의성은 크게 높아졌다. 특히 별도의 모뎀을 이용해 노트북에서 즐길 수 있는 광대역(브로드밴드) 무선접속 서비스는 모바일 인터넷의 접속 도구를 디지털기기 전반으로 확산시켰다. SK텔레콤의 ‘티로그인’, KTF의 ‘아이플러그’ 그리고 KT의 와이브로 등이 대표 서비스다. USB 타입의 모뎀이나 PCMCIA 카드를 노트북, PMP, 디지털카메라에 연결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식이다. 집 밖에서 무선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테이크아웃 인터넷’ 시대가 열렸다.

2000년 초반 첫 등장한 2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한 서비스는 다운로드 속도가 153.6Kbps에 그친 반면 최근 WCDMA/HSDPA 서비스는 3.6Mbps까지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4MB의 MP3 노래 한 곡을 9초 내외에 내려받을 정도라 유선 인터넷이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광대역 무선접속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로 대변되는 유비쿼터스 문화를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확산시킬 기폭제로도 주목됐다. 바깥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문화가 확산돼 무선인터넷 이용자층도 한층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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