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사업의 성패는 누가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느냐가 관건이다.
리튬이온전지의 경우 구조적으로 폭발 위험을 항상 안고 있다. 리튬은 실온에서 공기 중의 수분과 반응하여 수소를 발생시키는데 물에 직접적으로 닿게 되면 반응이 격렬해져 폭발할 수도 있다.
또 전압이 과다하게 흐르거나 배터리 내 화학반응으로 인해 열이 발생할 경우엔 폭발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배터리에는 배터리보호회로(PCM)를 내장한다. 그런데 PCM은 과열이나 단락시의 폭발 위험을 막는 데는 유효하지만 내부적으로 반응하는 화학반응까지 막을 수 없다.
최근 리콜 제품의 대부분은 PCM 기능이 잘못됐다기보다는 양극물질과 음극물질이 혼합되면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태생적인 문제로 2차전지 업체들은 이를 방지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소니의 예에서 보듯이 제품 리콜은 치명타다. 피해 금액도 금액이지만 한번 손상된 신뢰성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마쓰시타의 배터리 자회사인 MBI는 지난 2004년까지 세계 3위의 기업이었으나 2005년 리콜사태가 발생하면서 지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삼성SDI에 3위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소니도 지난 2004년 리콜이 한 차례 발생해 2005년 생산량이 2004년과 거의 엇비슷했다. LG화학도 지난해 2005년 리콜 사건으로 라인을 멈추면서까지 문제점을 개선했다.
일부 기업은 리튬이온보다는 물질 측면에서 더욱 안정적인 리튬 폴리머 전지에 힘을 싣기도 한다. 덱트론은 나노소재를 이용해 안정성을 더욱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리튬 폴리머의 경우 가격이 높아지고 기대치만큼 용량이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용처가 제한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첫 번째도 안정성, 두 번째도 안정성”이라며 “생산량을 확대하는 것보다도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바야흐로 세계 2차전지 업체들은 리콜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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