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온라인 도박을 사실상 불법화하고 있는 미국의 정책이 보호주의에 해당할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지 모른다고 2일 경고했다.
찰리 매크리비 EU 역내시장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조치가 보호주의 수단이라고 볼 수 있는 분명한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라인 도박에 관한 연방 법규는 수년간 모호했으나 지난해 10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인터넷 게임 관련 금융거래를 불법화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인터넷 도박은 사실상 금지됐다.
이 법규는 금융기관과 신용카드 업체들이 온라인 도박의 결제를 허용하는 것을 불법화하고 온라인 도박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골자로 하고 있다.
매크리비 위원은 “온라인 결제를 금지한 것이 미국 밖의 유럽 도박업체들에 특히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의 도박 금지 법규 서명 이후 영국의 도박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정리해야 했다.
매크리비 위원은 “미국은 도박을 완전히 금지한 것이 아니며 특정지역에선 성업 중이다”면서 “신용카드 회사들의 결제를 불법화한 것은 영리한 발상이지만 미국 밖의 사람들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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