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허리`가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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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과 중소기업만으로 지탱해 온 가전업계가 매출 1000억원대의 중견기업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튼실한 허리를 갖게 될 전망이다.

올해 특화 영역에서의 매출 증대와 수출 확대 등으로 매출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내세운 중견가전업체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양분된 ‘호리병형’구조에서 중견기업이 대거 포진하는 ‘항아리형’구조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전 업계는 최근 수년간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과 매출 수 백 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양분돼 업계 허리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현재 유일하게 1조 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웅진코웨이 외에 2000억∼5000억원대 사이의 매출을 기록하는 업체는 위니아만도·쿠쿠홈시스·동양매직·부방테크론·청호나이스 등이다. 여기에 올해 5∼6개 업체 정도가 1000억원대 매출에 들어서면서 가전업계의 허리를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 1000억원대 신규 진입 업체들은 대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중국산 저가제품이 밀려오는 불리한 경영상황 속에서도 종합 가전이 아닌 전문 상품으로 승부를 걸어 주목받고 있다.

빌트인 전문 기업인 하츠(대표 이수문)와 엔텍(대표 박진우)은 올해 나란히 매출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6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엔텍은 기존 주력 제품인 후드 외에도 다양한 아이디어 소형 빌트인 가전을 공급함으로써 매출 100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하츠도 지난해 760억원에 이어 올해 환기시스템 등 신규사업 진출로 10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헤어 드라이기 등 이미용 기기 판매로 지난해 750억원 매출을 올린 유닉스전자(대표 이충구)는 올해 미국·중국 등 해외 수출이 탄력을 받아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음식물 처리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루펜리(대표 이희자)도 지난해 매출이 500억원까지 급신장한 데 이어 아파트 대량 납품과 수출 등이 매출로 이어지면서 올해 10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비데 전문기업 노비타(대표 강인순) 역시 지난해 1000억원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 전문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중견기업 가뭄 현상이 지속됐던 가전 업계에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결실을 맺는 업체가 속속 등장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며 “이제부터는 외형 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