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국제표준 `유럽 주도` 제동 걸었다

 우리나라가 IPTV 국제 표준화회의에서 유럽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단일 상정한 유럽의 DVB-MHP에 맞서 ACAP·OCAP를 모두 지원하는 복수 미들웨어 체제를 표준화 과제에 반영시켰다. 복수 표준이 최종 표준으로 확정될지는 미지수지만 자칫 유럽 단일 표준에 벼랑 끝으로 밀릴 수 있던 위기에서는 일단 탈출하게 됐다. 본지 1월 8일자 2면 참조

 KT·하나로텔레콤·삼성전자·LG전자·ETRI·TTA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IPTV 표준화대표단(단장 최준균)은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ITU-T 포커스그룹 IPTV 제3차 회의에서 국내 사업자들이 사용 중인 ACAP 방식 미들웨어를 표준화 과제로 상정시켰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은 ‘지상파 AV 재전송을 위해 ACAP·OCAP·MHP 등 복수 미들웨어를 모두 지원할 것’ ‘ACAP·OCAP·MHP 등과 호환을 위해 응용데이터 서비스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할 것’ 두 과제를 표준에 반영시켰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은 지상파 재전송을 위해 ACAP 표준을 채택하고 관련 장비를 구축해왔다. 이번 표준 제안으로 IPTV 상용 서비스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했다는 평가다. 4월 열린 4차회의부터 ACAP·OCAP·MHP를 모두 상정해 이를 호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된다.

 김선 TTA 팀장은 “유럽의 IPTV 미들웨어 표준 방식도 DVB MHP만 수용하는 폐쇄적인 기술이 아니라 OCAP·ACAP 등과 호환 가능하도록 GEM 기반의 미들웨어 방식을 채택했다”며 “상호 호환할 수 있는 글로벌 IPTV 표준화 마련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에서 삼성전자는 특정 솔루션이나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IPTV 보안 구조 관련 요구사항을 다수 채택시켰다. 미국·유럽 업체들이 원천기술을 대다수 보유한 보안 분야에서 기술 종속을 피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성과다. ETRI와 KT 등은 IPTV 서비스의 핵심기술인 멀티캐스트 프레임워크에 대한 신규 권고안으로 채택시키기도 했다.

 최준균 단장(한국정보통신대학교 교수)은 “그동안 유럽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던 IPTV 표준에 우리의 의견을 반영시키고 일본이나 중국의 동조를 얻어낸 것이 최대 성과”라며 “하지만 유럽이 4차 회의 이전에 완성 수준의 IPTV 표준안을 별도로 마련해올 전망이어서 우리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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