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 나노업계가 나노소자 개발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관련 소재와 측정·분석·제조 등 장비 개발에도 역량을 모아야 합니다.”
한민구 서울대 교수는 최근 제 7회 한국공학상을 수상할 만큼 다결정실리콘(Poly-Si) TFT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런 그가 요즘 나노기술연구협의회장을 맡아 국내 전자소재와 나노산업이 조준할 미래 지향점을 찾는 데 분주하다.
한국공학상은 과기부와 한국과학재단이 2년마다 공학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업적을 이룬 국내 과학자를 선정, 포상하는 제도. 한 교수는 TFT LCD,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등 평판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박막 제조 방법과 트랜지스터 설계 기술을 개발한 디스플레이 분야의 파워맨으로 국내외에서 획득했거나 출원중인 특허만 130건에 달하는 왕성한 연구이력의 소유자다.
한 교수는 “일부 조립산업을 제외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처럼 단일기업이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분야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 분야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와 상용화가 우리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올 상반기 중 삼성SDI가 상용화하게 될 AM OLED에 주목했다.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이끌고 있는 조선·반도체·LCD 산업도 처음에는 모두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AM OLED는 국내 기업이 전체 산업을 통틀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첫 품목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교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AM OLED 상용화에 필요한 다결정 박막 트랜지스터 기술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한 교수는 “그동안 각 분야에서 진행된 나노관련 기술개발이 상당한 발전을 이뤄 세계 4위 수준에 올랐고 정부도 전담조직인 나노바이오팀을 가동하며 뒷받침하고 있다”며 “올해는 나노가 신산업을 창출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나노협의회가 산업계와 학계, 정부 등의 입체적인 의견을 수렴해 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향후 국내 전자업계가 주목해야 할 분야로 고분자 플라스틱을 이용한 ‘플라스틱 일렉트로닉스’를 꼽았다. “플라스틱 일렉트로닉스는 유럽 국가들이 기술을 주도하고 있고 10년 이상 연구개발이 필요한 중장기 사업 분야지만 아직은 산업 초기단계인만큼 국내 기업·연구소가 주목해야 할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약력>
△1948년 서울 출생
△1971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공학과 졸업
△1976년 미국 미시건대 전기공학 석사
△1979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전기공학 박사
△1984년∼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1996년∼99년 서울대학교 기초전력공학 공동연구소장
△2003년∼2004년 전국공과대학장협의회장
△2002년∼2005년 서울대 공대학장
△2006년∼ 나노기술연구협의회 회장
△2007년∼ 대한전기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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