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실적목표 달성 못해…우려감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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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P가 지난해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 선보일 SW사업 모델과 신제품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세계 최대 기업용SW 업체인 독일의 SAP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며, 올해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24일(현지시각) 밝혔다.

 SAP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7% 성장한 30억유로(약 3조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분기 이익은 29% 증가한 7억9900만유로(약 9700억원)로 예측된다고 발표했다. 특히 SAP의 지난해 전체 SW라이선스 판매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31억유로(약 3조8000억원)로 전망치인 15%에 못미쳤다. SAP는 올해 판매 성장률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하락 이유는=SAP가 이처럼 실망스런 실적을 예고한 것은 자사의 전통적인 고객 기반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대하면서 신제품 개발과 출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AP는 오는 3월말 중기업용 SW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헤닝 카거만 SAP CEO<사진>는 중소규모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신제품 출시에 3억∼4억유로(약 3600억∼4900억원)가 투자될 것으로 보고 있다.

 SAP는 중기업용 제품을 전통적인 SW라이선스 판매 방식과 함께 가입식으로도 판매할 계획이다. SAP가 자체 시스템에서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SW를 고객들이 가입비를 내고 사용하는 방식이다. SAP는 대기업용으로 개발된 기존 SW가 중소기업엔 너무 복잡하고 비싸다는 인식 아래 수 년 전부터 중소기업용 제품을 개발해 왔다. SAP는 대기업들의 SW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몇 년 간 중기업시장을 공략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경쟁하기 시작했다.

 ◇새 사업 모델에 큰 기대=헤닝 카거만 CEO는 “새로운 사업모델이 중기업들이 SW를 구매하는 방법을 새롭게 만들 것”이라며 “오는 2010년부터 1만명의 추가 고객과 10억유로(약 1조2000억원)의 판매고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영국의 회계SW업체인 세이지와 미국의 세일즈포스닷컴이 이미 중기업에 이런 방식으로 SW를 판매하고 있지만, 기업용 SW의 모든 종류를 제공하는 것은 SAP가 최초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FT는 “SAP가 지난해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은 성장이 쉽지 않다는 신호”라며 “새로운 방식은 제품에 복잡성을 추가하는 것으로 성공적인 치료법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투자가 올해 SAP의 이익마진율을 전년보다 1∼2%포인트 감소하고 올해 목표치인 30%에도 못미치는 26∼27%로 줄어들게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