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 몰리는 곳에 유망 비즈니스가 보인다. 지난해 미국·유럽·중국의 벤처캐피털(VC) 투자 현황을 비교한 결과 ‘블루칩’은 ‘인터넷’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 곳 모두 사상 최대의 벤처 투자 규모를 자랑하면서 역시 기술 기업이 죽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특히 인터넷 업종에 돈이 몰리면서 ‘제2의 닷컴’ 붐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언스트&영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벤처캐피털 투자는 320억달러였으며 미국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미국은 지난 2001년 이후 벤처 투자액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벤처원과 언스트&영이 집계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투자 규모가 25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보다 8% 증가한 수치며 막바지 ‘닷컴 열풍’이 불었던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투자 건수 별로는 2454건이 성사됐다.
언스트&영 조셉 머스캡 연구원은 “지난 4분기에 다소 주춤했지만 2006년은 VC의 해였다”고 말했다. 특히 이는 미국 VC 비즈니스가 투자액을 회수하는 데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다소 비관적인 예측에도 여전히 건실한 성장세를 보여 주목된다.
분야 별로는 헬스케어가 전년보다 12% 증가한 83억달러로 고속 성장을 주도했다. 이어 IT가 138억달러로 전년 135억달러에 비해 성장률은 주춤했지만 규모 면에서는 가장 컸다.
유럽도 지난해 VC 투자가 급증했다고 퍼스트캐피털 보고서를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특히 인터넷 기업에 투자가 집중됐다. 퍼스트캐피털에 따르면 영국 인터넷 기업 투자는 지난해 7900만파운드로 전년 2400만파운드(4700만달러)에 비해 세배 이상 늘었다. VC 투자를 유치한 인터넷 기업도 21개로 전년 2개에 비해 2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유럽 전체 인터넷 기업 VC 투자액은 1억4400만달러 이상이었다.
영국 리부닷컴의 리차드 앤슨 CEO는 “2005년만 해도 인터넷 기업은 선호 대상이 아니었다”며 “1년 만에 분위기가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유럽에서만 영국 ‘베보(인맥 구축)’, 스페인 ‘폰(와이파이)’, 영국 ‘비아고고(온라인 티켓)’ 등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인도와 함께 떠오르는 신흥 시장인 중국도 벤처 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린드먼 아시아 창업투자 등이 조사한 ‘중국 벤처캐피털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VC가 조성한 투자 액수는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한 7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 투자금은 40억6700만 달러였다.
이 가운데 글로벌 VC 금액이 33억8200만달러로 전체의 83.1%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상반기까지 중국 VC는 121개 기업에 7억7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8%나 증가한 액수다.
투자금은 IT 분야에 집중됐고 이 중에서도 인터넷 부문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39개 인터넷 기업이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이 ‘뉴소프트’에 4000만달러를, 홍콩 리카싱 펀드가 ‘C고고’에 2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주로 글로벌 기업이 벤처 투자를 주도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6년 전세계 VC 투자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