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TV 시장, 한일간 전운 감돈다

  전 세계 TV 시장의 바로미터, 북미 시장을 놓고 연초 벽두부터 ‘한·일 대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그동안 북미 TV 시장을 장악해왔던 소니·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이 지난해 LCD TV 등 대형 평판TV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업계에 밀리기 시작하면서 총 공세를 위한 전열정비가 한창이다. 올해 북미 시장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잡느냐에 따라 ‘대형화, 평판, 풀HD’로 상징되는 향후 디지털 TV 시장의 성패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일 양국의 총력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파나소닉·샤프·마쓰시타 등 일본 주요 TV 업체들은 북미 시장이 주도하고 있는 대형 평판 TV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멕시코 등 현지 생산법인의 생산물량과 미주 시장 판매물량을 올해 배 가까이 늘릴 움직임니다. 지난해부터 세를 확장한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업계가 1차 공격 대상이다. 특히 마쓰시타·샤프 등은 평판 TV의 핵심 자재인 LCD·PDP 패널 생산규모도 크게 확대해 대대적인 물량공세에 나서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북미 TV시장은 3540만대로 전 세계 18.2%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며, 단일 국가로는 미국이 최대다. 특히 고부가 제품인 LCD·PDP 평판 TV 시장은 올해 2580만대로 한국·일본 업체들이 양분한 가운데, 전 세계 시장의 31.2%를 차지하며 주요 업체들의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LCD TV 시장 1위에 오른 삼성전자를 비롯, 다소 주춤한 모습이었던 LG전자도 대형 평판TV를 중심으로 올해 북미 지역 주도권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LCD TV 시장에서는 1위 수성 △PDP TV는 1위인 일본 파나소닉과 격차 해소 △대형 프로젝션 TV 시장에서는 1위인 소니와 점유율 격차 축소를 3대 전략 목표로 선언했다.

이를 위해 3가지 분야 제품군에서 50인치급 이상 풀HD TV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는 한편, 최근 CES 행사를 통해 ‘울트라 슬림 DLP TV’ 등 전략 모델도 발빠르게 공급키로 했다. 신속한 제품출시와 더불어 미주 현지법인 차원에서는 자선·스포츠·문화 등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 프로그램을 강화해 현지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높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자사 평판 TV의 핵심 경쟁력인 ‘타임머신 TV’로 삼고, 풀HD급 TV 제품 라인업을 크게 확장해 올 한해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풀HD LCD TV는 기존 HD급 제품에 비해 약 10∼20%의 가격 프리미엄을 유지해 나가는 한편, 현지 유통점과 제휴를 강화해 자사 풀 HD TV와 타임머신 TV를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200만대 이상의 평판TV를 판매, 북미 시장 점유율과 매출목표를 각각 10% 이상과 100억달러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