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업체들이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국내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사업 재편과 체질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수십년간 축적한 가전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 등 국산 브랜드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 경쟁력 앞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TV는 평판TV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주요 일본 기업이 최근 국내 공급을 중단하거나 최소한의 판매만 유지하는 등 소극적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틈새상품 발굴에 부심하고 있다.
파나소닉코리아(대표 가토 후미오)는 3년 전 PDP TV 국내 판매를 중단한 이후 전략 상품 발굴을 고심해왔으며 올해 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 제품의 한국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세탁기는 경사면을 통해 세탁물을 투입하는 형태의 차별화된 모델이 큰 인기를 끌었다”며 “다양한 제품을 놓고 국내 시장 공급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세계적인 방송장비·AV 전문기업이지만 국내시장에서 최근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분야는 고가형 안마기·이미용제품 등 건강제품으로 이 부문 매출이 35∼40%를 차지한다.
2000년 한국 지사를 설립한 JVC코리아(대표 다카기 야스히코)는 설립 초창기 TV 전 제품군을 취급했으나 올해부터 LCD TV 국내 판매를 중단하고 프로젝션형 TV 정도만 공급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 공급된 LCD TV 물량이 지난해 소진됐으며 추가 수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초창기부터 주력해온 캠코더와 오디오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프전자(대표 이기철)도 전 세계적으로 종합 가전 기업을 표방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주력 제품인 전자사전 외에 다양한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LCD TV 판매만 유지하되 전략 상품인 공기청정기 외에 지난해 태양광전지 사업을 국내에서 개시했다.
그나마 국내에서 일본가전의 체면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는 소니코리아(대표 윤여을)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일본 외산 가전 기업이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소니는 지난해부터 LCDTV 2년 무상 보증을 실시하고 최근 풀 HD TV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한국 시장에서 공세적 영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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