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미디어포럼]롱테일 법칙과 도서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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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세운 이른바 ‘80:20법칙’은 대부분의 상황에 적용이 가능하다. 전통적인 시장에서는 매출의 80%를 상위 20% 고객이 창출하고 부의 배분에서도 상위 20% 계층이 80% 이상의 부를 차지한다. 이러한 ‘80:20법칙’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로 기업의 경영활동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발달하는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경제환경에서는 ‘롱테일(long tail)’ 법칙이 새롭게 부상했다. ‘롱테일 법칙’이란 상위 20% 고객이 나머지 80% 고객을 끌고 간다는 빌프레도 파레토의 생각과는 달리 독특하고 다양한 수요와 개성을 가진 80%에 새로운 가능성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전 업종에 급속하게 확산됐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는 검색광고는 상위 20%에 해당하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형 광고주들이 매출의 대부분을 발생시키며 각종 게임 아이템 및 아바타 역시 헤비 유저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일반 유저가 주 고객으로 자리잡았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수익모델 근간인 검색광고와 사이버 아이템 등의 주요 수요층은 20%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80%의 대중이라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롱테일 법칙이 가장 극적으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영역은 전통적인 지식매체인 책과 인터넷의 결합이다. 기존 오프라인 서점에는 매장의 좋은 자리에 배열된 상위 20%에 속하는 베스트셀러가 주로 판매되기 쉽다. 이에 속하지 못한 80% 도서를 판매하려면 거대한 매장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온라인 서점에서는 사람들의 다양한 지식욕구에 부응하는 각종 책을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게 진열할 수 있고 실제로 미국 아마존닷컴의 경우 1년에 몇 권 팔리지 않은 책들의 판매량이 베스트셀러 판매량을 추월했다고 한다. 이 또한 베스트셀러로 명명되는 상위 20%의 서적보다 꼭꼭 숨어 있는 진주 같은 책들이 인터넷이라는 미디어 매체를 통해 그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주요 포털도 이용자에게 더욱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와 출판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책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털의 주요 검색창에 입력되는 수많은 키워드는 이용자의 정보욕구를 그대로 반영한다. 검색 결과에는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웹문서와 함께 이용자의 정보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책의 내용이 함께 등장한다.

 책 본문검색은 이용자에게 소중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실제로 책의 구매로까지 연결된다. 이는 불황을 겪고 있는 출판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체 검색 이용자 중 약 3%만이 책 검색 결과로 유입된다는 점을 비춰볼 때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담은 책이 출간돼 책 본문 데이터베이스(DB)가 확충된다면 출판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책 본문검색 서비스와 함께 논의된 저작권 문제 역시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를 통해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로 대표되는 출판계와 ‘도서분문의 디지털 이용에 관한 협약’을 체결해 상호신뢰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150여개의 출판사와 책의 판형, 글씨체, 책 표지 등 실제 책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던 부분을 이미지를 통해 제공하는 ‘도서 이미지 본문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서점에 가야만 확인할 수 있었던 책에 관한 세부 사항을 인터넷 매체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 책 검색을 비롯한 출판물의 온라인 유통은 첫걸음을 떼고 있는 단계다. 인류의 지식 생산의 보고인 ‘출판문화’의 활성화와 롱테일 시장을 기반으로 이용자·출판사·서비스 제공업체가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모델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최재현 NHN 네이버 사업담당 이사 jhming@nhn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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