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필서명에 비친 3부 장관의 정책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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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공이산’ ‘문화의 힘’ ‘디지털 희망 한국’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주일 동안 본지와 연쇄 신년대담을 통해 독자들에게 친필로 전한 신년 메시지다. 얼핏 단순한 인사말인 듯하지만 곱씹어보면 이 메시지 속에서는 참여정부의 마지막 해를 맞은 각 부처 수장의 독특하고도 강렬한 실행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다. 친필 서명에 담긴 뜻을 통해 김우식 부총리, 김명곤 장관, 노준형 장관의 정책 스타일을 가늠해본다.

 ◇‘우공이산’’=김우식 부총리는 “과학기술 정책은 누가 옆에서 지켜보건 안보건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한다”며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사자성어를 적었다. 이 말은 중국고전 ‘열자’의 탕문편에 나오는 이야기. 김 부총리는 “미련하고 어리석은 노인이 결국은 산을 옮겼다”며 과학기술은 어느 한 해에 완벽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연속선상에서 진행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과학기술 정책 중 하나인 인력 양성 정책에도 평생교육의 개념을 도입해 올해 전주기적 과학기술인 양성·관리 시스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참여정부는 내년 2월이면 끝나지만 과학기술은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는 게 김 부총리의 지론이다. 차기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멈추지 않고 정책을 지속시킬 수 있도록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로 하나 되는 희망 한국’= 노준형 장관은 방송·통신 융합, 통신시장 제도개선 등 혁신과 전환의 시점에 정보통신정책 꼭짓점에 서 있다. 따라서 이 말은 통신과 방송, 각종 통신서비스가 하나로 융합하듯 ‘디지털로 하나 되는 희망 한국’을 만들기 위한 정부 정책의 중심에 정보통신부가 자리 잡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앙 부처 여기저기에서 미래비전에 IT를 덤으로 첨부하기 시작해 초점이 흐려지는 것을 경계하며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IT 독임부처가 어느 곳이어야 하는지를 각인시키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노 장관은 처음에는 친필 서명에 담을 메시지를 고민하고 적당한 글씨 크기와 위치까지 조율하며 연습까지 했다. 그렇게 결정한 뒤로는 과감했다. 실제로 노 장관은 신중한 준비 끝에 △2011년 주파수경매제 도입 고려 △2012년 아날로그 TV 방송 송출 중단 △통신사업(역무) 분류를 단일화하되 우선 유무선으로 이원화 등 과감하고 혁신적인 안들을 공개했다.

 ◇‘문화의 힘, 미래를 바꿉니다’= 김명곤 장관은 “문화로 행복하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자”며 “문화의 힘이 미래를 바꾼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장관은 이 ‘문화의 힘’을 ‘콘텐츠의 힘’으로 표현해도 무방하다고 했다.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욕 (먹는) 복이 터졌다”던 지난해를 떨쳐내고 새 출발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 끼우기로 한 첫 단추는 조직개편이다. 문화부 조직개편은 ‘21세기형 콘텐츠 산업 진흥부처’로 거듭나려는 몸부림이고, 궁극적으로는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해 “콘텐츠 진흥을 하나의 독임부처에 맡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을 실천하려는 의지이다.

김 장관은 또 “대화를 통해 ‘소통’하는 편안한 자리를 마련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현안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편이다. 자신을 스스로 광대라고 칭하며 늘 마당(무대) 한가운데로 나아갔듯, 거침없이 써내려간 ‘문화의 힘, 미래를 바꿉니다’는 친필 서명은 신명과 열정에 가깝다.   주문정·이은용기자@전자신문, mj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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