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이통시장은 지금 `성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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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이동통신 시장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인 인도가 ‘트래픽 동맥경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도 통신 전문 매거진 보이스&데이터는 작년 이동통신 서비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률이 88.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이스&데이터는 90%를 평균 기준점으로 삼았으며 역대 조사 기간 중 9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2005년 서비스 만족도는 90.7%로 지난해 수치는 전년보다도 2%포인트(P) 가량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결과가 인도 통신업계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보다폰의 허치슨 에사르 인수’ 건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 통신 시장 ‘급팽창’=인도 이동통신 가입자 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1억명을 돌파했다. 중국과 함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시장이며 매월 700만명씩 가입자가 순증하고 있다. 인도 이동통신 사업자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신규 가입자 수는 670만명을 기록해 중국 590만명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2006년 10월말 현재 인도 휴대폰 가입자 수는 1억3600만명, 중국은 4억4900만명이다.

 인도는 GSM과 CDMA 방식이 공존하며 지난해 말 중국·러시아와 함께 세계에서 세번째로 GSM 가입자 1억명을 넘어 설 정도로 GSM 서비스가 보편화돼 있다. GSM 사업자로는 바르티에어텔, BSNL 등이 대표적이며 CDMA 진영에서는 릴라이언스인포컴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가입자와 서비스는 ‘반비례’=통신망과 서비스 수준이 가입자에 비해서 크게 낙후돼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이스&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10개 사업자 중 평균(90%) 만족도를 넘어선 사업자는 단 두 곳에 불과했다. 바르티에어텔과 타타인디컴이 각각 90.2%, 90.36%로 간신히 ‘턱걸이’에 성공했다.

 이번 조사는 51개 인도 주요 도시 서비스 이용자 452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특히 뭄바이·뉴델리 등 신흥 도시일수록 서비스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 뭄바이에서 허치슨에사르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가입자는 “평상적으로 통화 한 번 하는 데 10∼15번을 시도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도 정부는 오래 전부터 너무 엄격하게 주파수 대역을 관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인도 정부는 올해 안에 추가 주파수 대역을 할당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허치슨 에사르 인수전 ‘부각’=인도 통신 시장 급팽창과 이에 반비례하는 서비스는 자연스럽게 4위 사업자 허치슨 에사르의 새로운 주인에 관심이 쏠리게 하고 있다. 에사르의 만족도는 이번 조사에서 89.2%로 전년 93.8%보다 크게 떨어졌다.  에사르 인수건과 관련해서는 보다폰이 인수를 위한 사전 심사에 돌입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릴라이언스가 사모펀드 블랙스톤그룹과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또 인도 재벌 힌두자그룹도 관심을 표명하고 텍사스 퍼시픽과 칼라일 등 글로벌 사모펀드 업체도 협상 추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에사르 지분 67%는 홍콩 재벌 리카싱이 경영하는 허치슨왐포아가, 나머지 33%는 인도 에사르그룹이 보유하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