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조업체들 글로벌 통합 ERP 구축 가속

 대형 제조업체들이 수출 주도형 기업의 위상에 걸맞는 정보화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국내 사업장과 해외 사업장의 개별 전사자원관리(ERP)를 하나로 묶는 글로벌 통합 ERP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삼성SDI, LG전자 등 굴지의 대형 제조 업체들이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 △글로벌 e 비지니스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글로벌 통합 ERP 구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구)는 현재 인도 공장의 재무·인사부문에 대한 ERP 구축을 진행, 7월 완료하기로 하는 등 2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통합 ERP사업에 가속을 내고 있다. 또 연내 체코공장, 미국 조지아공장 등 해외 사업장에도 ERP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이 회사가 역점을 둔 본사 ERP 구축 프로젝트는 내달 초 킥오프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는 이에 앞서 지난해 슬로바키아 공장, 중국 옌청 기아차·베이징 현대차공장의 재무회계 분야 ERP 구축 작업을 마무리했다.

 팽정국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현재 추진중인 글로벌 ERP 구축작업은 전세계 생산공장을 하나로 묶는 세계 자동차업계 최초의 대단위 사업”이라며 “오는 2010년까지 전작업이 완료되면 내부역량 강화는 물론 프로세스 혁신을 통한 글로벌 e비즈니스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본사와 70여개 해외사업장을 ERP로 묶는 글로벌 통합 ERP 구축 프로젝트를 오는 4월께 본격화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글로벌 ERP태스크포스팀은 맥킨지 PI 인력을 철수시킨 후 2개 지역별로 글로벌 통합 ERP 구축을 위한 분석설계를 디자인하는 등 대단위 ERP 통합 사업 발주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대표 김순택)는 국내 사업장 5곳, 해외법인 11곳 등을 ERP로 묶는 글로벌 통합 ERP 프로젝트를 연내 추진키로 했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와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SDI 한 관계자는 “글로벌 통합 ERP 구축을 위한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며 “하반기께 세부 로드맵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LG전자(대표 남용)가 올해 상반기 내 글로벌 표준 ERP 구축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주, 유럽, 아시아, CIS, 중동 등 세계 70여 법인을 대상으로 글로벌 표준 ERP를 확산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뉴스의 눈-해외법인까지 관리 진정한 글로벌 기업

 마침내 대형 제조업의 명실상부한 글로벌화 시대가 열릴 모양이다. 기업이 글로벌화를 추구하면서 해외시장으로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해외법인과 공장을 설립,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서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기업은 아니다. 국내외에 산재된 생산거점의 통합생산·관리란 의미를 포괄하는 통합적인 의미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해야 사실상 일관생산 및 관리체계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개별적으로 구축된 프로세스를 글로벌 차원에서 표준화·단순화·시스템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해 삼성·LG·SK 등 대기업이 우선 나서는 것은 그만큼 여력이 있기도 하지만 IT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기업의 기반을 다진다는 의미에서 환영할 만하다. 수출 주도형 기업의 위상에 걸맞게 정보화의 옷을 입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원가절감, 글로벌 e 비지니스 경쟁력 강화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중견기업 나아가 중소기업의 발전적인 검토도 예견된다. 글로벌화는 단순히 구호로 시작해서 그만그만한 수준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ERP와 같은 정보화 기반 인프라를 구축, 다국적 기업의 반열에 오르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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