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과학기술과 경제의 즐거운 어깨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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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경제학자 막스 베버는 개인의 성공 또는 한 나라의 경제발전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정신적 가치관이나 문화가 얼마나 열정적인지의 차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성장한 것은 효율성을 중시하는 합리주의에 대한 미국인의 열정적인 문화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브라질의 유력 경제전문지 가제타 메르칸 틸은 한국의 경제성장 모델을 거울 삼아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거듭날 것을 촉구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한국이 짧은 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루며, 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산업국가로 떠오를 수 있었던 요인은 세계적 수준의 우수한 인적자원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과학의 진보와 발명이 기술혁신을 결정하고, 기술혁신은 다시 시장구조와 기업의 산출 및 이윤에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슘페터의 가설은 지난 수십년을 거치면서 선진국을 통해 실증적으로 검증됐다. 노동과 자본 대신 기술과 지식이라는 무형의 자산이 경제의 심층기반으로 자리 잡는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창조적 기술혁신을 통한 과학기술발전은 경제성장의 필수불가결한 핵심요소다.

 인류는 불의 혁명과 농업혁명 그리고 산업혁명의 시대를 지나 정보화 혁명의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또 인류는 지역주의(localization)와 범 세계적 자유화(globalization)가 공존하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국가 간, 산업 간, 전문분야 간, 기업 간 경쟁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시대에 놓여있다. 벌써부터 정치경제를 주도하려는 국가들이 정보통신·소재·생명공학·항공우주 등 첨단산업에 집중투자하며 기술개발경쟁에 박차를 가해오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에 유례없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융·복합, 통·결합의 다양한 컨버전스 환경은 기술혁신을 위한 활력이자 경제도약의 훌륭한 기회가 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를 놀라게 한 와이브로와 DMB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우리 경제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와이브로 산업은 시스템·콘텐츠·단말기 등을 포함하여 2010년까지 11조 6000억 원에 이르는 시장규모로 성장할 것이다. 장래 우리 먹거리를 책임지게 될 이러한 고부가가치 혁신 제품들은 연간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통한 선진국으로의 진입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누구나 2002년 월드컵 당시 시청 앞 붉은 물결의 열정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70·80년대 성공적인 근대화로 한강의 기적의 신화를 일구어낸 우수한 이공계 인력이 있다. 더 중요하게는 조선과 철강·자동차와 반도체 및 CDMA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혁신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미래학자인 ‘메가 트렌드’의 저자 나이스빗은 이제 단순히 ‘기술’ 하나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으며, 기술에 인간성이 가미된 첨단기술과 고감각’의 새로운 결합이 미래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래의 이 도전적인 과제는 바로 열정과 인재 그리고 축적된 기술경험을 갖춘 우리 대한민국이 해야 할 일이다.

 2007년 새해가 밝았다. 누구나 다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되는 시간이다. ‘과학기술중심사회’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정책을 추진해온 참여정부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탄생하는 사회문화를 조성하고, 그들이 열정을 쏟아 부으면서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에 매진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과학기술과 경제가 즐거운 어깨동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 김선화 seonhwa@presiden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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