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대표 최휘영)이 한국IBM과 아웃소싱 계약기간을 당초 계획보다 7년 반 이상 앞당겨 해지하자, 향후 정보화 로드맵에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 상반기부터 서버 및 스토리지 인프라, 데이터베이스(DBMS), 운용체계 기술 탐색과 자체 개발인력 확보에 착수, 업계에서는 방대한 IT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 컨설팅·BMT 동시다발 진행 = NHN 측은 액센츄어 등 다수 업체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IT전략 컨설팅 전문업체 액센츄어와는 1년 넘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IT 전략에 관한 광범위한 내용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 7∼8개 개발연구팀은 서버 등 주요 하드웨어 플랫폼에 관한 벤치마크 테스트(BMT)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IBM, HP, 삼성 서버는 물론 최근에는 NHN에서 만든 스펙으로 조립한 서버도 테스트용으로 1∼2억원 어치 넘게 구매했다. 이달 중에도 다양한 BMT가 예정돼 있다.
운영체계(OS) 전략도 바뀌었다. NHN은 레드햇 리눅스 구매를 중단했다. 최근 서비스에 투입되는 추가 서버는 NHN이 자체적으로 조율한 공개 리눅스 위에서 돌아간다. 리눅스 관련 인력도 대거 충원했다. 1분기 중에는 자체 개발한 스토리지를 적용, 개인 이메일 서비스 용량을 현재의 3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자체 데이터센터 설립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 독자 아키텍처 설계 능력 갖추려는 듯 = 이같은 행보에 대해 업계는 NHN이 스스로 서비스 아키텍처 설계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포털의 각종 서비스에 최적화한 하드웨어(서버·스토리지), OS, SW의 조합을 찾아 최적의 인프라 모델을 설계하겠다는 것. 서버 위치, 병렬처리 방법 등 인프라 아키텍처에 관한 내용이 검증 대상이다.
이는 구글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구글은 맵·사진편집·오피스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웹에서 서비스 지향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서비스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서버와 운용체계 등 기반 기술 없이는 힘든 일이다. 투자 비용이 치솟고 서비스도 꼬여버릴 수 있다.
아웃소싱 종료에 대해 NHN 백도민 CIO(Chief Infra Structure Officer)는 “몇 번의 장애에도 IBM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지만, 3∼4년 이후 포털 고유의 IT 인프라 설계 및 운영 노하우를 잃어버릴까 우려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 연구센터도 설립 = 이같은 내용은 이준호 NHN CTO가 진두지휘하고 강력히 밀어붙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IT 로드맵의 기본 전략도 CTO가 합류한 지 1년도 안돼 쏟아져 나왔다. NHN은 아웃소싱 해지 발표 1달 전인 지난해 11월, 기술연구센터이라는 새 조직도 발족했다. 신기술 연구 인력만으로 재조직해 규모를 확장한 것을 인원은 20∼30명이다. 국내외 신기술을 찾아 NHN 서비스에 적용가능한지 검토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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