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전국을 달군 이슈&이슈

올 한해 전국에서는 그 어느 해보다도 의미 있는 일이 많았다. 공공기관이 이전할 혁신도시의 청사진이 제시되면서 본격적인 국가균형 및 지방분권의 시작을 알렸다.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혁신체제를 구축해 역동적인 발전을 도모해 나가려는 움직임도 활발했다. 특히 산·학·연이 혼연일체가 돼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유비쿼터스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을 찾느라 분주한 한 해였다. 이런 와중에도 IT산업이 지역의 미래임을 새삼 확인해 줬다. 대전의 연구개발 특구, 대구 임베디드SW, 광주 광산업 등은 ‘이제 지방도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져줬다. 2007년 정해년에도 지역 IT산업이 활짝 꽃 피기를 기대하며 2006년 한 해 동안 각 지역 IT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와 화제를 재정리해 본다.

 ◇지방분권 테마 ‘혁신도시’ 이슈화=지난해 말 지방이전이 결정된 125개의 공공기관이 들어설 전국 14개 혁신도시의 윤곽이 속속 드러났다. 정부가 밝힌 혁신도시의 기본구상은 네트워크형·친환경·미래형 최첨단 도시로 지역별 특성에 맞는 산·학·연 클러스터로 개발된다는 것이다. 이에 각 지자체에서는 혁신도시에 적합한 특화산업 발굴과 기업유치를 위한 준비에 발빠르게 착수했다.

 새해부터 본격 착공에 들어갈 혁신도시는 지역 IT·CT산업에도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이 이전하는 충북지역(진천·음성)은 국내의 대표적인 IT 집적단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 관련기관과 한국정보보호진흥원·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등이 들어설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전남 나주)는 신·재생에너지 및 정보보호 산업이 새롭게 성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대전 ‘e메트롬’ 백지화 논란=대전시의 e메트롬 사업이 지난 7월 전면 백지화됐다. 엑스포과학공원 일대를 세계적인 e스포츠 테마파크로 조성하겠다던 청사진을 발표한 지 9개월여 만이다. 사업 시작 당시 대전시는 공원 안에 각종 전자게임을 유치할 수 있는 메인스타디움을 구축하고, 각종 체험 이벤트와 게임 대회 등 e스포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구상을 내놨다. 특히 전자상가가 밀집한 공원 앞 일대를 전자상품과 게임관련 전문 유통 및 쇼핑존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러한 사업 계획은 위기에 몰려있는 엑스포과학공원을 활성화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꼽혀왔다. 그만큼 지역에서 기대가 컸던 사업이었다. 사업 중단의 가장 큰 원인은 사업 기획자였던 대전시의 추진력 부재를 들 수 있다. 당시 ‘선거용 사업’이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며 진행했던 사업이지만, 결국 시장이 바뀌면서 구심점을 잃고 없던 일이 돼 버렸다.

 ◇대덕연구개발특구 2단계 개발 일정 연기=특구 출범 후 1년여만인 6월 특구 지역 일대에 대한 개발 청사진이 제시됐다. 과학기술부는 당초 지난해 특구 출범과 동시에 1차적으로 개발계획안을 발표하려 했으나, 해당 개발 지구 지역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개발안을 재조정해왔다.

 과기부가 내놓은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대전시 유성구 방현동 등 8개지구 172만평을 ‘개발 가용지’로 정하고 단계별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이 중 1단계로 오는 2010년까지 죽동·방현동·신성동 등 44만5000평을 우선 개발키로 했다. 지역별로는 방현동(8만5000평)을 연구개발 산업단지로, 신성지구(8만3000평)와 죽동지구(27만7000평)는 각각 벤처집적산업단지, 남부거점 복합단지 등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나머지 신동·둔곡·용산·전민·문지 등 5개 지역은 2단계 개발 지역으로 설정, 특구 활성화 추세 및 개발 여건 변화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개발키로 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2단계 사업 추진 일정이 확실하게 잡히지 않는 등 특구 전체적인 개발 추진 일정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덕특구 연구소기업 설립 탄력=지난 3월 대덕특구에서 국내 첫 연구소기업이 탄생했다. 원자력연구소와 콜마가 공동 출자한 ‘썬바이오텍’이 주인공이다. 연구소 기업은 정부가 지난해 7월 대덕특구 출범 당시 기술사업화 전략의 핵심 과제로 추진해 온 대표적인 사업이다. 1호 출범을 계기로 특구내 정부출연연구원들 사이에서는 연구소기업 설립 추진 움직임이 잇따랐다.

 전자통신연구원을 비롯해 표준과학연구원, 기계연구원 등이 내달 중 연구소 기업을 설립할 예정이다. 화학연구소와 생명공학연구원 등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에 대덕특구 내 연구소 기업은 10여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출발선에 서기까지 설립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아직까지도 연구소기업 설립에 따른 정부의 구체적인 시행 준칙이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기업 설립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연구원의 신분 보장, 주식 공모시 연구원 출자 범위, 수익금 분배 비율 등 각종 기준 및 절차가 명확하게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경북 임베디드 메카로 부상=대구경북의 올해 IT관련 가장 큰 이슈는 임베디드SW 관련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신성장동력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섬유와 자동차부품 등 전통산업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대구는 기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로 임베디드SW를 꼽았던 것이 주효했다. 게다가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의 생산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지역으로서도 임베디드SW가 지역 특화전략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현재 10여개의 임베디드 관련 연구기관 및 지원기관으로 토대로 대구국제임베디드콘퍼런스, 대한임베디드공학회 등이 해를 거듭할수록 자리매김을 해나가고 있다. 경북에는 영남대가 최근 전자부품연구원(KETI)의 유비쿼터스 임베디드 시스템 사업단을 유치하면서 임베디드 상용화산업을 위한 연구에 돌입한다. 새해 3월 공식 개관할 사업단은 영남대와 함께 산·학공동연구를 통해 지역에 특화된 자동차부품업계를 위한 유비쿼터스 자동차용 임베디드기술 개발 및 기술이전에 나선다. 이처럼 대구는 임베디드SW 분야의 연구개발 및 기술이전을, 경북은 유비쿼터스 임베디드 기술의 상용화 산업에 집중하면서 기능적 역할분담을 통해 향후 임베디드 분야를 대구경북의 메카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경북 지능로봇사업에 대단위 투자=경북은 포항지능로봇연구소 설립이 올해 가장 큰 이슈로 꼽힌다. 포항지능로봇연구소는 전국 최초로 지능로봇분야 독립법인 형태의 연구기관으로 오는 2009년까지 480억원이 투자되는 사업이다. 현재 지능로봇연구소가 포항에 건립중이며 새해 2월쯤 준공될 예정이다.

 포항지역은 생명공학연구센터, 나노기술집적센터, 방사광가속기연구소 등 지능로봇 분야와 연계할 수 있는 연구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특히 산업적으로는 전자산업, 메카트로닉스, 자동차부품 등 적용할 수 있는 잠재시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도는 또 지난 99년부터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 지역을 로봇산업의 메카로 중점 육성하고 있다. 아울러 1가구 1로봇 시대를 대비해 다양한 로봇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로보틱스포럼 등을 개최해 나갈 예정이다.

 ◇부산경제진흥원 설립 ‘기대반 우려반’=부산테크노파크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신용보증재단, 부산중소기업지원센터 등 6개 시 관할 기업지원기관을 통폐합해 부산경제진흥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부산시는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한 자금지원, 기술개발 등에서 지원기관별 중복 업무를 최소화하고 이를 통해 기업 지원의 효율성을 높여 나간다는 것이 경제진흥원 설립의 취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테크노파크는 산자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정통부 등 지원기관별로 설립과 운영에 있어 중앙 부처와 밀접하게 관계돼 있어 “과연 통폐합 조율이 가능하겠냐”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특히 중앙정부의 입장이나 기관별 인원 축소 등에 반발하는 의견을 의식해 기존 조직 구성을 그대로 둔 채 별도의 경제진흥원만 설립된다면 결국 기업 위에 군림하는 또 하나의 ‘옥상옥’이 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울산 수출 첫 500억달러 돌파=‘한국의 산업수도’ 울산은 올해 대기록 하나를 달성했다. 올 울산 총수출액이 11월 기준으로 500억달러(약 46조원)를 넘어 단일 도시로는 유례없는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다. 울산은 최근 3년간 평균 수출 증가율이 23.2%, 2000년 이후로는 17.8%의 고속성장을 해왔다. 이 같은 추세를 유지한다면 2010년에는 수출 1000억달러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속성장의 배경으로 세계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석유제품 및 LCD패널의 수요확대, 그리고 개도국의 고성장에 따른 수출 급증, 지역 주력 수출 제품의 경쟁력 향상 등이 꼽힌다. 하지만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신 수출동력산업 발굴 및 관련 인프라 지속 구축, 기업투자 여건 개선 등 다각적인 노력이 이어지지 않을 경우 목표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꿈의 통신망’ 광주서 첫 선=지난 7월 광주에서는 통신·방송 융합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댁내광가입자망(FTTH) 시대가 활짝 열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광주시가 국내에서는 처음 추진해 온 FTTH 인프라 구축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1차로 광주지역 6000여 세대에 고선명(HD)급 고품질 IPTV, 실시간 e러닝, 동영상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재 ETRI와 시는 광주지역 4000가구를 대상으로 2차연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009년까지 총 사업비 1194억원을 투입해 광주지역 2만 가구에 FTTH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FTTH 기반 상용화기술 개발 등 서비스 실험개발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 사업이 완료될 경우 광주는 FTTH 테스트베드와 함께 유비쿼터스 도시(u시티)로 한 발짝 다가서고 전략산업인 광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 CGI 인력양성 전국 첫 시동=컴퓨터형성이미지(CGI:Computer Generated Image)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다양한 영상을 만드는 특수효과 기술이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게임 등 각종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폭넓게 활용된다. 이러한 CGI 전문 인력 양성사업이 국내에서는 처음 광주에서 시작됐다.

 광주시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총 50억원을 투입해 CGI 기반 구축 및 인력양성에 나섰다. 글로벌CGI제작센터·프로젝트 지원·전문인력 양성·기초 환경구축 등 4개 분야로 나눠 추진되며, 그중 핵심사업인 글로벌CGI센터에는 총 24억원을 들여 CGI제작과 교육에 필요한 최첨단 장비와 시설이 갖춰졌다. 이 사업을 통해 광주를 영화와 영상, 애니메이션,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핵심기술 제작 기지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전국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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