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퇴근시간 무렵, 서울 영등포 일대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한국전력공사가 응급복구에 나서 불과 1시간 만에 전력 공급을 재개했으나 이 지역 주민과 직장인들은 엄청난 불편을 겪었다. 정전(停電)이 현대 문명세계를 한순간에 석기 시대로 바꿔놓았다.
전기는 이제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런 전기가 한순간에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사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그러나 조만간 태양 폭풍(솔라 스톰)으로 대규모 정전사태와 함께 방송·통신 장애 등 수십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태양 폭풍은 태양의 흑점에서 발생해 초속 500㎞로 지구를 향해 돌진해오는 바람이다. 히로시마 핵폭발의 400억배나 되는 방사능과 열을 가졌다. 그러나 이런 위협에도 지구상에 생명체가 사는 것은 태양 폭풍을 막아주는 거대한 울타리, 즉 지구자기장이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북극과 남극을 연결하면서 지구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는 것이 바로 지구자기장이다. 그러나 강력한 태양 폭풍의 충격파가 지구 자기장을 강타하면 지자기 폭풍을 유발한다. 지자기 폭풍은 지구 자기권의 일시적인 혼란을 말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 스텐 오든월드 박사를 비롯한 일부 과학자는 태양 흑점 수의 증감 주기(약 11년)를 고려할 때, 오는 2012년에 강력한 태양 폭풍이 발생할 것으로 예견한다. 하지만 태양 폭풍이 전체 지구를 덮치면 세계적인 정전 사태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가 없다.
지난 1989년 3월, 캐나다 퀘벡은 강력한 태양 폭풍으로 600만명의 사람이 90초 동안 완전한 정전을 경험했다. 이전에도 태양 폭풍은 존재해 왔다. 그러나 과거 사람들은 태양 폭풍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때는 TV를 보여주는 위성도, 전 세계 네트워크망으로 움직이는 현금인출기도 없었다. 더 과거에는 아예 전기조차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영등포가 아닌 지구 전체가 1시간만 정전된다면?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이다.
주상돈차장·u미디어팀@전자신문, sd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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