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 피파 웃고 빅3·테니스流 울었다

| 결산-Up & Down-뜬게임 진게임 |  ‘2006년은 우리의 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해지만, 병술년 한해를 화려하게 장식한 게임들은 많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고의 한해를 보낸 게임들이 적지않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늘 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마치 풍선효과처럼 한정된 게임시장에서 빅히트작이 있는 이면엔 그로인해 그늘이 드리워지는 작품이 나오는 것은 불가항력이다. 2007년 한해를 보내며 올해 출시된 주요 게임의 부침을 정리한다.  # ‘R2’ VS ‘빅3’   수 많은 기대작들이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온 2006년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게임은 단연 NHN의 ‘R2’이다. ‘R2’는 클로즈베타 테스트 당시만해도 이니셜 ‘R’이 ‘릴’을 의미하는 ‘릴온라인’의 아류일 뿐이란 혹평을 받았다. 이는 ‘R2’의 개발팀에 ‘릴온라인’ 개발자들이 상당수 포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R2’는 오픈베타와 함께 이를 보란듯이 뒤집으며 빅히트를 기록했다. 상용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예상을 뒤엎고 정액제 서비스에 나선 이 게임은 예약 판매만으로 20억원을 돌파하며 올 한해를 자신의 해로 장식하는데 성공했다.   ‘R2’가 빛을 봤다면, 그 그림자는 ‘제라’ ‘그라나도에스파다’(GE) ‘썬’ 등 이른바 ‘빅3’였다. 이들 게임은 오픈베타 초기만해도 ‘리니지’를 따라잡을 정도의 기세를 보였지만 오래가지 않아 유저들이 대거 이탈하며 명성에 큰 흠집을 남겼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세 작품 모두 엄청난 마케팅 비용이 투입했음에도 흥행에 참담히 실패, 모두 부분 유료화를 선언하며 적지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게임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이 시장의 공식을 재확인시켜준 셈이다.   # 축구 VS 테니스  ‘R2’와 함께 올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작품은 다름아닌 ‘피파온라인’이다. 원 소스를 가진 EA의 브랜드가 있다고하지만, 출시전까지 ‘피파온라인’이 동접 10만명을 넘는 빅히트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않았다.    ‘월드컵 특수’였을까. ‘피파온라인’은 독일월드컵 맞물려 폭발적인 시너지효과를 내며 승승장구했다. 비록 라이선스 문제로 인기 대비 수익을 창출하는데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누가 뭐라해도 2006년 최고 히트작은 ‘피파온라인’이며, 스포츠 장르의 꽃은 단연 축구였다.    축구의 그늘에 가려 다른 스포츠게임들은 제대로 안착도 하기전에 대부분 무대 뒷편으로 사라졌다. 무엇보다 쓰라린 경험을 한 종목이 테니스다. 레이싱(카트라이더)→골프(팡야)→농구(프리스타일)→ 야구(마구마구)로 이어지는 스포츠게임 빅히트 계보를 잇기 위해 의욕적으로 출시한 ‘겜블던’ ‘러브포티’ ‘스매쉬스타’ 등 테니스게임들은 유저몰이에 뚜렷한 한계를 나타냈다.    특히 손노리의 ‘러브포티’와 엔씨소프트의 ‘스매쉬스타’는 강력한 개발사 브랜드에 만만찮은 완성도에도 불구, 축구붐에 밀려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 슈퍼액션히어로 VS 삼국지무한대전2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시장에서도 빛과 그림자는 확연히 갈라진다. 모바일 시장에서 올해 최고 빛을 본 게임은 컴투스의 ‘슈퍼액션히어로’. 관련 업계와 유저들은 물론이고 당사자인 컴투스 조차 이 정도로 대박을 터트릴 줄은 몰랐을 정도로 ‘슈퍼액션히어로’의 빅히트는 ‘게임의 의외성’을 재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특히 올해 다른 빅히트작들이 대부분 전작의 후광을 등에 업은 시리즈 후속작들이란 점에서 이 게임의 성공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에 충분했다.   ‘슈퍼액션히어로’의 빅히트를 누구도 예상 못한 결과인 것처럼 ‘삼국지무한대전2’의 참담한 결과도 당사자인 넥슨모바일은 물론 유저들도 점치지 못했던 부분이다. ‘삼국지무한대전2’는 2005년을 화려하게 빛냈던 전작의 명성에 큰 상처를 남길 정도로 흥행에 참패하고 말았다. 이 게임은 특히 게임명가인 넥슨의 후광을 받은데다 개발비만도 1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흥행 부진의 원인이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 Up & Down-스테디셀러의 세대교체 |  영원한 강자는 없는 ‘게임의 法則’ 재현  FPS·MMORPG·캐주얼 등 3대 장르 ‘지존’ 자리 비뀌어     게임의 라이프사이클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있지만, 그 흥망성쇄의 사이클은 있기 마련이다. 서비스가 아무리 길어진다해도 정점을 찍은 게임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것은 인력으로 막기 어렵다. 떠오르는 ‘영보이’에 의해 기존 히트작들은 ‘올드보이’로 그 지존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는게 게임의 법칙이다.   대표적인 것이 FPS붐업의 주역인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 한때 ‘국민FPS’란 칭호를 들으며 게임시장을 평정한 ‘스페셜포스’는 라이벌인 ‘서든어택’의 기세에 눌려 결국 지존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비록 수익면에선 아직 ‘스페셜포스’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유저수와 동접 면에선 ‘서든어택’에 크게 밀린다.   ‘던전앤파이터’(던파)와 ‘메이플스토리’도 희비가 크게 엇갈린 케이스. 작년까지만해도 횡스크롤 2D 액션 MMORPG의 지존은 단연 ‘메이플스토리’였으나 올들어선 이 자리를 ‘던파’가 차지했다. ‘던파’는 서비스사인 삼성전자의 전략적인 마케팅과 게임성이 맞아떨어지면서 동접이 꾸준히 상승하며 마의 10만명을 넘어서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정통 팬터지 MMORPG 부문에서 ‘WOW’가 변함없는 상승세를 계속한 반면 ‘국민RPG’ ‘리니지’는 서서히 힘이 달리는 양상이다. ‘리니지’는 특히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10년 가까이 장수를 누리고는 있지만, 올초에 터진 대량 명의 도용 사태가 터지고 ‘로한’ ‘R2’ 등 유사한 히트작들이 잇따라 선보이면서 예전의 포스를 느끼기 어려운 형국이다.   캐주얼 장르에선 ‘오디션’과 ‘카트라이더’가 위치를 맞바꿨다. 국민게임 ‘카트라이더’는 작년말까지만해도 강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캐주얼 지존으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댄스 열풍의 주역 ‘오디션’의 기세에 완전히 밀려났다. ‘오디션’은 특히 중국에서 동접 50만명이 넘는 대박을 터트린 이후 그 바람이 국내로 옮겨지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캐주얼 게임 최강자 반열에 올라섰다.

이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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