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학력·국적 파괴 인사

 LG전자의 이번 인사에서는 학력과 국적을 뛰어넘는 파격 인사가 눈길을 끌었다. 고졸 출신 부사장과 내부발탁 현지인 임원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성과와 능력이 탁월하다면 출생지나 학력은 중요하지 않다는 인사 원칙을 반영한 대목이다.

 LG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부사장으로 선임된 조성진 세탁기사업부장(51·상무)는 76년 LG전자 전기설계실에 입사해 세탁기설계실 부장·연구실장·사업부장을 지낸 LG전자 세탁기 개발의 산증인이다. 조 상무는 용산공업고등학교 졸업 후 입사해 나중에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조 상무는 북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매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세탁기 사업부의 매출을 비약적으로 신장시키고 10%대에 육박하는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가전 경쟁사가 3∼5%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것에 비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18명의 신규 상무 선임자 중 LG전자 최초의 현지인 임원 3명이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그동안 외부영입 현지인 임원은 있었지만 내부 승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LG전자가 미국·유럽 등 해외 전략 시장에서 현지 밀착형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MC유럽팀장에서 승진한 도미니크 오 상무(40)는 지난해 LG전자에 합류, 올해 LG전자가 야심차게 공략한 유럽 소비자 시장에서 초콜릿폰을 중심으로 LG휴대폰의 선풍적인 인기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존 헤링턴 상무(45)는 지난 2001년부터 LG전자 미국법인 생활가전(DA) 브랜드팀 마케팅을 담당해온 북미 지역 마케팅 전문가다. 그는 북미 시장에서 LG전자의 3도어 냉장고·스팀트롬 등 고가 프리미엄 가전 제품의 매출 확대에 공을 세워 이번 인사에서 평가를 받았다.

 현재 LG전자 프랑스법인 마케팅을 맡고 있는 에릭 서데이 상무(51)도 ‘톰슨 멀티미디어’ ‘소니 프랑스’ 등의 마케팅 책임자를 역임하면서 마케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드럼 세탁기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LG전자 스팀트롬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것은 물론이고 대형 PDP·LCD TV 판매 증대에도 기여했다는 점이 인사 배경으로 작용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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