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새로 도입한 모바일TV 기술 규격이 유럽 위성방송 규격 DVB-SH와 놀랄만큼 유사하다고 실리콘스트래티지스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유럽 칩 업체와 방송장비 업체들이 중국이라는 커다란 시장을 별도의 R&D 투자 없이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희소식이지만 동시에 핵심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 분쟁의 소지를 남기고 있어 주목된다.
DVB-SH는 위성통신용 주파수인 S대역을 이용해 위성에서 이동전화까지 곧바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으며 지상파 중계기를 거쳐 옥내용 서비스가 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월 중국 멀티미디어 모바일 브로드캐스팅(CMMB)이라는 모바일TV 기술 규격을 발표했다. 이 규격은 위성이나 지상파를 이용한 양방향 멀티서비스 기술로 2.6㎓ 대역에서 25∼30개 채널을 제공할 수 있다.
몇몇 중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은 CMMB를 국가 표준으로 채택해 유럽 DVB-H, 퀄컴 미디어플로, 한국의 지상파DMB의 시장 진입을 막는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실리콘스트래티지스는 전했다.
그런가 하면 유럽에서는 휴대형 위성 디지털 비디오방송 규격으로 개발한 DVB-SH에 대해 막바지 표준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프랑스 통신장비 업체인 알카텔은 지난달 영국에서 DVB-SH 시스템을 시연해 보였고 이달 말까지 규격을 완성할 계획이다. 알카텔은 얼마전 삼성전자와도 유럽 휴대형 디지털 비디오방송 기술과 제휴를 맺고 DVB-H에 기반해 위성TV 방송을 수신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키로 한 바 있다.
유럽 UMTS포럼의 보스코 페르난데스 모바일TV 그룹장은 “지난달 중국을 방문했을때 CMMB를 보고 DVB-SH와 매우 유사해 놀랐다”면서 “자체적으로 도입하기에 쉽지는 않을 것”으로 자신했다.
한편, 실리콘스트래티지스는 중국의 CMMB가 유럽 DVB-SH와의 유사성 때문에 저작권 소송에 휘말릴 우려가 있긴 하지만 법적이나 정치적으로 중국 정부에 피해보상을 요구할 만한 유럽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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