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원자재가격`위에 `나는 원자재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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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시점에 중소 제조업체가 원가 상승 압력에 신속하게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 이들 중소기업에서는 원가 상승기에 긴축 경영에 나서거나 판매가를 인상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마저 한계가 있는 상황.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되는게 원자재 관련 펀드다. 우리은행 PB사업단 한창식 과장은 “자재구입비가 늘어나는 부분을 펀드 투자를 통한 금융이익으로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원자재 가격 리스크 헤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뛰는 원자재 가격, 나는 원자재 펀드=원자재 가격이 작년 초에 비해 최대 3배 이상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원자재 펀드는 에너지, 농산물, 비철금속, 귀금속 등 원자재 지수에 투자하거나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등 원자재와 연동된 펀드 상품을 말한다.

원자재 펀드는 특히 인쇄회로기판(PCB)이나 동박적층판(CCL) 업체 등 IT제조업계에서 자재 가격 상승분을 상쇄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제조원가가 상승해 마진이 줄어드는 반면, 펀드에서는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 연간 수익률이 50%를 상회하는 펀드 상품이 나오는 등 원자재 가격 상승기에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구리·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가격이 작년 초에 비해 3배까지 폭등했던 지난 4월 신한·우리·시티은행 등에서 판매한 ‘메릴린치 월드광업주펀드’의 수익률은 61.01%에 달했다.

◇원자재펀드 ‘봇물’=내년에도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금융권 별로 다양한 원자재 펀드를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부터 기업을 대상으로 한 원자재 펀드를 판매중이다. 이 펀드는 원유, 알루미늄, 아연, 설탕 등에 투자해 가입 기업이 자금 운용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비해 헤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우리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은 ‘우리CS글로벌천연자원 주식1호’ 판매를 시작했다. 이 상품은 전세계의 천연자원 관련 주요기업 주식 30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원자재 가격 상승기에 수익을 올리고 있다. 관련 파생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원자재 파생상품의 경우, 다양한 실물 자산과의 연계를 통해 투자 안정성을 높였다는 것이 특징.

대한투자증권이 선보인 ‘대한 원유·아연 연계 채권투자신탁’은 원유와 아연 가격과 채권을 연계해 변동폭이 큰 원자재 관련 투자 위험을 장기 채권 투자로 분산시켰다. 또 미래에셋증권은 구리, 니켈, 아연 등 원자재 바스켓을 기초 자산에 포함한 ‘파생결합증권(DLS)’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박현철 애널리스트는 “업체에서는 원자재 관련 펀드를 이용해 가격 급등으로 인한 손실을 일정 부분 피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 펀드는 고수익 고위험 상품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할 경우 예기치 않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