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비스타의 최대 메모리 수혜주는 ‘2기가(Gb) D램’으로 굳어질 전망이다. 비스타 출시와 맞물려 마이크로소프트와 PC업체는 ‘1기가바이트’ 메모리를 권장 사양으로 제시했지만 이보다 배 이상 용량이 큰 2기가 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고 주요 시장 조사업체가 분석했다. 특히 1.5∼2기가 D램은 ‘공급 부족 (쇼티지)’까지 예고돼 치열한 물량 조절 경쟁이 불가피하다. 한편 전체 D램 시장은 장밋빛 성장세를 이어가 95년 이후 처음으로 400억달러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기가 D램 ‘쇼티지’ 예상=새로운 운용체계와 맞물려 메모리 분야에서는 원래 1기가 D램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주요 반도체 업체는 1기가 생산량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태. 하지만 메릴린치 등은 오히려 2기가 메모리로 짭짤한 재미를 볼 것으로 예측했다. 1기가 제품은 오히려 공급 과잉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하는 반면 1.5기가 이상은 공급 부족까지 예상된다는 것.
이는 이미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가 1기가 제품을 겨냥한 제품 출하 등 공급 물량이 몰리면서 수요량을 초과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 때문이다. 수요 창출의 최대 걸림돌은 가격, 즉 PC 생산 비용인데 이 또한 주요 부품 가격이 크게 낮아져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계적인 투자기관 드레즈너의 조나단 메론 반도체 분야 최고분석가는 “D램 메모리는 통산 전체 PC 생산비의 10∼12% 정도로, 값 비싼 2기가 메모리가 다소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AMD와 인텔의 경쟁으로 CPU 가격이 떨어지고 LCD 패널도 크게 하락해 PC업체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선택이 자유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 보고서에서는 내년 수요와 공급 면에서 볼 때 1기가는 ‘5% 공급 과잉’, 1.2기가는 ‘균형’, 2기가 제품은 ‘9% 공급 부족’을 예상했다.
◇D램 시장, 내년 첫 ‘400억달러’ 돌파=전체 D램 시장도 장밋빛이다. 이미 주요 D램 업체는 물밑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전체 D램 시장의 31.2%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측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당장 내년은 0.8∼1.2Gb 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내년은 메모리 시장 규모가 지금보다 65% 가량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파워칩의 에릭 탕 부사장도 “이미 우리는 비스타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PC가 256∼512메가 제품이어서 메모리를 지금보다 55∼60% 정도는 늘려야 비스타 주요 성능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새 OS는 메모리 수요를 크게 늘려 왔다. 윈도95는 시스템 메모리로 4∼8메가일 때, 윈도 XP는 128∼256메가가 주류일 때 시장에 나와 평균 배 이상 메모리 성능을 높였다. 전 세계 평균 시스템 메모리는 올해 초 620메가였지만, 올해 말 871메가로 늘어난데 이어 내년 일반용 비스타가 나오면 ‘기가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체 메모리 시장도 성장세를 이어 가 2005년 270억달러, 올해 330억달러에서 내년은 410억달러를 넘어선다고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엘피다와 파워칩 합작 생산라인이 가동되기 시작하는 2008년부터는 공급 과잉으로 시장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윈도비스타 관련 D램 수요 전망(2007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