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사장은 지난 22일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자사 최대 고객행사 ‘2007 영림원 솔루션데이’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역할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영림원소프트랩이 내년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글로벌 제품 개발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2년여에 걸친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며 “CTO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SW) 업계에 최고기술경영자(CTO) 전성시대가 열렸다.
주요 SW업체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제품 개발에 나선데다, 기업 규모 확대에 따라 경영과 연구개발(R&D)을 분리하면서 CTO의 가치가 급상승했다.
일부 업체의 CTO는 CEO을 능가하는 파워를 휘두르며 회사의 R&D는 물론 경영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스타급 CTO 탄생은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과거에는 티맥스소프트의 오너이자 CTO인 박대연씨가 SW업계를 대표하는 CTO로 이름을 널리 알렸으나, 최근에는 김평철 큐브리드 전무, 안유환 핸디소프트 부사장 등이 그에 버금가는 스타급 대우를 받고 있다.
김평철 전무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개발팀장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강태헌 큐브리드 사장의 러브콜을 받고 큐브리드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라이선스 무료 정책과 개발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회사 내 ‘정신적 지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태헌 사장은 “아시아 최대 DBMS업체를 목표로 김 전무를 영입했다”며 “그는 회사의 개발 프로세스를 글로벌 수준으로 확 바꿔 놨다”며 만족했다.
안유환 부사장은 회사 밖에서 정영택 핸디소프트 사장보다 더 유명하다. 정 사장이 내부 경영에만 몰두한 탓에 안 부사장이 그를 대신해 대외 업무를 맡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회사를 대표해 기자를 만나는 것도 그가 도맡는다. CEO 대우 CTO인 셈이다.
권영범 사장처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CEO에서 CTO로 롤을 변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현 김영상 컴스퀘어 CTO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CEO였다. 그는 내년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대비해 윤형권 현 대표이사에 경영을 맡기고 CTO로 눌러 앉았다.
윤형권 사장은 “해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제품 개발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김 전 사장이 CTO로 역할을 바꿨다”며 “세계적인 제품을 개발하려면 CTO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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