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차이나`가 뛴다…아시아 신흥IT세력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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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한국SLD를 통해 베트남SPT와 함께 지난 2003년 7월 S-Fone 이동전화사업을 상용화 했고, 지난 9월에 1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사진은 베트남인들이 S-Fone으로 전화를 하는 모습.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5년 베트남 주요 경제실적

 베트남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 수년간 베트남이 보여준 경제성장률에서도 잘 나타난다. 베트남은 연간 8%의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5년간 수출과 수입도 매년 평균 17% 이상씩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동안 해외 투자 유치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5년간 베트남에 들어온 해외자금은 약 20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인당 생산성은 610달러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베트남을 아시아의 차세대 경제 성장 주자로 그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김의기 주베트남 대사는 “베트남의 새 지도부가 젊고 개혁적이며, 대외개방을 추진하는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대내외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30세 이하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풍부한 젊은 노동력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요소”라고 밝혔다.

 정통부 파악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과 IT산업의 교역 현황은 수출이 3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IT수출의 0.3%의 비중을 차지한다. 또 수입은 4000만달러로 IT 전체 수입의 0.07%의 비중에 머물고 있다. 교역 현황만 보면 아직 미약하다.

 그러나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IT기업들은 보안솔루션부터 금융자동화기기, 통신장비, 이동통신사업자 현지 투자에 지사설립 및 인력 채용까지 그야말로 전천후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SK그룹이 대표적이다. SK는 지난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개최했다. SK가 매년 전략적 지역에서 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베트남 행사는 주목을 받았다. 이미 지난 2001년 SK텔레콤은 LG전자, 동아일렉콤과 함께 SLD라는 합작법인을 설립, 베트남 제 3 이동통신 사업자인 사이공포스텔(SPT)과 경영협력 계약을 하고, CDMA 이동통신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엔 삼성전자가 하노이에 모니터와 프린터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베트남 시장은 올해 100억달러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동남아총괄 매출의 5%에 불과하지만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TV 생산까지 계획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역시 보안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베트남 최대 국영 통신회사인 베트남 데이터커뮤니케에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인터넷전화(VoIP) 업체로 잘 알려진 삼성네트웍스는 한국-베트남 친선 IT대학을 설립했다. 파나마 대통령궁 각료회의실 정보화 사업과 우즈베키스탄 국립지리정보 체계를 구축하는 등 인근 개발도상국의 핵심 IT프로젝트 수행의 또 다른 전술이다. 노틸러스효성도 베트남 아시안커머셜뱅크(ACB)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공급 계약을 맺었다. ACB가 ATM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후 시장 계약을 했다. LG-노텔은 베트남 최대 통신사업자인 베트남 우정통신그룹(VNPT)과 2000만달러 규모의 유선교환기 및 액세스 게이트웨이 장비 공급 계약을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채용된 베트남 IT 고급 인력은 40명 정도였다. 올해는 6월에 이미 40명을 돌파해, 올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토정보기술을 비롯한 국내 벤처기업들은 한발 더 나아가 베트남에 지사를 설립하고, 교육센터를 구축하는 등 현지 활용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병희 KOIVA 사무국장은 “새로운 IT 수요처로서 뿐 아니라 인력 활용 측면에서도 베트남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문화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베트남 IT시장을 전략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

◆베트남 IT산업 현황

 9억3400만달러(9340억원)의 시장. 지난해 베트남 정보통신(IT) 산업 시장 규모다. 지난해 성장률이 37%로 세계 평균(5%)의 7배에 이른다. 게다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지난 7일 확정됐다. 세계 주요 업체들이 베트남 시장의 잠재성을 보고 달려들고 있어 베트남 IT시장은 새로운 ‘금맥’으로 받아들여진다.

 ◇팽창하는 시장=베트남 통신서비스 시장은 통신 인프라 투자 비용 등으로 볼 때 유선보다 무선의 시장성이 더 크다. 최근 이동전화 가입자는 연평균 20% 이상의 가입자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지난달 현재 5명 중 1명(18.5%) 꼴로 이동전화를 사용중이다. 인터넷 서비스 시장은 지난 2002년 독점이 철폐된 이후, 가입자 수가 급증, 현재 1000만명이 넘는 가입자 시장이 형성됐다.

 소프트웨어 산업도 통신과 함께 각광받는다. 호치민시 컴퓨터 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소프트웨어 관련 등록업체가 4000개, 활동기업은 720개에 이른다. IT업계 인력 2만명 중 절반인 1만명이 소프트웨어 산업에 종사한다. 시장규모도 지난해 1억7500만달러며, 지난 2000년 이후 연평균 20% 정도 성장했다.

 ◇적극적인 정부=베트남의 IT시장은 아직까지는 대부분 외국인 투자기업의 하드웨어 제품 생산 증가에 말미암은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내수가 기반이 된 건강한 성장을 위해 IT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 당국은 IT 분야의 압축적인 성장을 위해 ‘베트남 2020 ICT 전략’을 마련, 시행중이다. 이 계획 실천을 위해 ‘E시티즌 개발 기반 설립 등’ 4대 우선 프로젝트, 응용 및 인프라 등의 촉진을 위해 5대 이행 프로그램, 투자 환경 조성 등 9대 솔루션 구축을 내세운 ‘ICT459 전략’을 추진중이다. 올해부터 5년간 차세대네트워크(NGN) 등 6대 연구 프로그램도 추진, 기반 기술 확보에 나섰다.

 ◇증가하는 IT 인력=지난 90년대 말 7개에 불과하던 베트남의 IT 인력 양성 기관은 현재 100여 개로 늘어났다. 연간 4000명 정도의 전문인력이 배출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졸 IT인력이 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교육 기관도 15개에 이른다. 향후 외국계 교육 기관은 IT산업 성장과 함께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손승호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WTO 가입이 확정됐고, 미국과 항구적인 통상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등 베트남은 IT 기회의 땅”이라며 “다만 아직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잘 안돼 있어, 벤처기업의 경우 초기애는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 쪽 진출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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