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업계 `이동형 컴퓨팅`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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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중에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이른바 ‘커넥티비티(Connectivity)’ 구현 방법을 놓고 PC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주연테크 등 주요 PC제조업체들은 최근 시장에 등장한 802.11N·와이브로·HSDPA 등 주요 무선통신접속기술에 대한 표준화 및 시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내년도 노트북PC 라인업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802.11n으로 언제 업그레이드 하나= 인텔이 노트북용 CPU 플랫폼 ‘센트리노’를 내년 상반기 새 무선접속기술 802.11n을 적용한 ‘산타로사(코드명)’로 교체하기로 하면서 PC제조업체들은 새 통합 CPU를 장착한 모델들을 개발해야하는 실정이다. 802.11n은 아직 IEEE의 인준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인텔은 의장사로서 표준 획득이 가능하다고 보고 관련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델은 ‘프리 802.11n’규격을 탑재한 노트북을 내놓았다.

그러나 국내 상황은 다소 다르다. 2.4GHz에 이어 5GHz 주파수를 무선랜 용도로 분배하고 802.11a/b/g 통합솔루션이 공급된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것. 더욱이 그동안 무선랜 노트북 확대에 견인차를 해왔던 KT의 네스팟 서비스가 와이브로와의 역할 규정이 끝나지 않아 핫스폿(접속지점) 추가 설치가 중단된 상태다.

국내 PC 제조업체 관계자는 “우선 802.11a/b/g 솔루션을 통해 54Mbps를 제대로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면서 “802.11n 통합 CPU가 나와도 AP가 설치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당분간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와이브로·HSDPA 노트북 시장성 있나= 원거리 인터넷 접속기술로 도입한 와이브로와 HSPDA는 이달부터 단말이 나오기 시작한 상태. LG전자는 SKT·KTF와 협력해 HSDPA를 지원하는 노트북(엑스노트 A1)을, 삼성전자는 KT와 협력해 와이브로를 지원하는 노트북(Q35/KTW) 시판에 들어갔지만 반응은 낙관할 수 없는 상태다. 작년말 LG전자가 KTF와 EVDO 노트북을 내놨지만 누적 판매량이 4000대에 머물렀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중소 전문업체인 삼보컴퓨터와 주연테크는 와이브로 제품 개발 검토에 미온적이다. 대신 HSDPA용 외장형 모뎀을 고객지원 차원에서 함께 공급할 계획이다. PC업체 관계자는 “전국망이 확보되는 시점에는 달라질 것이라는 게 통신사업자들의 설명이지만 액면 그대로 제품을 만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결국 시장에서 어떤 표준이 이길지를 내다보고 다양한 복합 솔루션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