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e스포츠를 태동시킨 모태는 바로 배틀넷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전세계 유저들과 대결을 벌일 수 있는 배틀넷이 있었기에 스타크래프트 마니아가 만들어졌고 PC방이라는 인프라를 통해 대중적으로 확산된 것이다. 이렇게 배틀넷을 통해 급성장한 스타크는 방송이라는 뉴미디어와 만남으로써 e스포츠로 화려하게 탄생했다.
이렇듯 초기에 e스포츠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배틀넷이 이제는 초기의 순수함이 많이 퇴색하면서 비매너와 갖은 욕설이 난무하는 난장판으로 변해 사람들의 외면을 받으며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급기야 최근 프로리그 경기 도중 한 선수가 채팅창에 저속한 용어를 쏟아내는 장면이 방영되면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야 이 XX야! X XX XX가 그렇게 가르치든?
○○○:XX! 졌으면 곱게 XX라 ㅋㅋㅋ
△△△:XX들 그렇게 이기니 기분 좋냐? XXX들
○○○:XX고 XX라고!
차마 들을 수 없는 욕설이 오고가는 이 장면이 벌어지는 곳은 조폭들이 만든 사이트가 아니다.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가리는 스타크래프트 배틀넷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대화들이다. 이렇다보니 정상적인 대화를 하는 사람이 이곳에선 비정상인 대접을 받는다.
이런 와중에 최근 한국 e스포츠 사상 매너와 관련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방송경기 중 욕설이 채팅 창을 통해 여과없이 시청자들왔 공개된 것. 최근 벌어진 스카이 프로리그 2006 후기리그의 KTF 와 온게임넷 경기에서 팀플레이인 3세트 종료 직전 온게임넷 스파키즈의 이승훈이 전체채팅으로 비속어를 사용한 것이다.
# 배틀넷 비매너 심각한 수준
비매너는 일반 유저들이 활동하는 배틀넷의 경우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비실명을 방패 삼아 갖은 욕설과 비매너 플레이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e스포츠의 근간이 되는 배틀넷을 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우선 배틀넷에 접속하면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방제가 눈에 들어온다. 특히 성적 모욕감을 주는 욕설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있다. 평소 스타크래프트를 즐긴다는 한 여성게이머의 경우 방제를 보고 있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며 성적으로 비하하는 방제를 보면 플레이를 하기도 전에 기분이 상해 배틀넷을 나온다”고 토로했다.
배틀넷에선 플레이 중에 일명 치트키를 사용하고 맵핵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등의 비매너 플레이도 많이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승수를 쌓기위해 조직적으로 상대를 속이는 일도 있다. 아이디 moon1117를 사용하는 한 남성유저는 2대2 팀플레이를 하던 도중 자신이 승기를 잡고 공격하려는 찰라 같은 팀 유저왔 뒷통수를 맞은 적이 있다”며 이러한 경우를 한 두번 당한 것이 아니어서 자신이 만든 방을 제외하고는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고의성 없어 선처
이승훈 사건이 발생한 날 프로게이머 이승훈은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 톱 랭크 되는 등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e스포츠의 관계자들은 프로게이머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제재 조치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e스포츠의 근간이 되는 배틀넷에서의 정화 활동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SKY 프로리그 2006 후기리그 이승훈 선수 채팅창 비속어 사용 사건이 일어나자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 25일 상벌위원회를 소집하고 해당 선수의 쮜 수위에 대해 논의했다.
위원회에 참석한 온게임넷 스파키즈 게임단은 소명서를 통해 해당 사건은 경기 막바지에 이르러 팀플레이 선수들간 채팅을 하는 과정에서 키보드 입력 실수로 쉬프트 엔터(전체채팅)가 눌러졌고 이를 모르고 대화를 입력해 일어난 일이다”며 고의성이 전혀 없는 실수였고 선수 본인은 물론 게임단에서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고 선처를 요청했다.
상벌위원회 위원들은 논의 끝에 프로게이머로서 부주의한 행동을 해 명예를 실추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 향후 유사사건 발생시 기준이 될 수 있어 사안이 중한 만큼 일벌백계가 필요하지만 고의성이 없었고 신인선수임을 고려해 벌금 100만원과 프로리그 3경기 출전금지 처벌을 결정했다.
이 날 위원회에서는 향후 유사사건 재발 방지에 관한 논의도 함께 이뤄졌다. 먼저 이번 논의내용을 전 게임단에 공지하고 사례전파 및 소양교육을 실시 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또 채팅 외에도 선수들의 입모양을 통해 비속어로 추정되는 화면이 나가는 사례가 있어 이점에 대해서도 각별히 주의하도록 당부했다.
# 문화지체로 보고 접근해야
더욱이 심각한 것은 한국 유저들의 경우 이러한 사이버 예절에 무감각해져 있다는 점이다. e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프로게이머들도 데뷔 전에는 모두 배틀넷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이러한 사이버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기술적으로 필터링을 하거나 핵프로그램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도 보이스 채팅을 도입해 채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방안의 적용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제도적·시스템적인 차원의 해법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교육·문화적인 접근의 해결책이라는 설명이다.
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 이번 사건을 급속히 발전하는 물질문화와 비교적 완만하게 변하는 비물질문화 간에 변동속도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사회적 부조화 즉 문화지체 현상으로 보고 한시적 고육지책보다는 지속적인 자체 정화 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스타크래프트 대회규정 제 4장 부정행위
경기에 임하는 선수 및 대기 중인 선수단이 경기 중 아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부정행위로 인정하여 심판은 해당선수왔 제6장 소정의 쮜를 내릴 수 있으며 추가쮜는 상벌위원회에서 쮜를 결정한다.13.비신사적행위
경기에 임하는 선수는 정정당당한 자세로 경기에 임해야만 하는데, 아래와 같은 행위로 상대방의 경기력에 지장을 주는 행위는 비신사적 행위로 인정한다.13.1 모욕적인 언사나 행동으로 상대선수의 경기에 지장을 주는 행위13.2 경기 전 또는 경기 중 상대방왔 채팅창을 이용하여 욕설, 폭언 등의 비상식적인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상대선수의 신경을 자극하는 등의 행동으로 경기력에 지장을 주는 경우13.3 기타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흐리거나 상대선수를 자극하는 행위13.4 개인전의 경우 경기 중 항복 선언(예-GG), 일시정지 요청을 위한 P 버튼 연타를 제외한 채팅을 금한다.13.5 팀플레이인 경우 경기 중에는 항복 선언(예- GG), 일시정지 요청을 위한 P 버튼 연타와 2:2 팀플인 경우, send to player 를 통한 채팅이 가능하고, 3:3 이상인 팀플에서는 send to allies 설정을 통한 채팅이 가능하며 이를 제외한 일체의 채팅을 금한다.
(2005.9.1 추가)13.6 경기 중 메뉴창을 열면 주의이상의 쮜를 내린다.
(2006.4.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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