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노래 비즈니스` 일구기

 보통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비즈니스는 한 업체가 특정 산업군에서 성공하면 시장의 대부분을 갖게 되고 나머지 업체가 남은 덩어리를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한 조각을 떼어 먹으면 다른 사람이 먹을 분량이 줄어드는, 이른바 ‘빵의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선두 기업의 성공이 또 다른 성공의 밑거름이 되고 더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는 온라인 시장을 빗대어 ‘노래의 비즈니스’라고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노래의 비즈니스도 지속적으로 시장 영역을 키우려는 구성원의 노력이 없다면 상생(相生)을 기대하기 힘들다. 일례로 구글이 개척한 오픈 서비스 시장을 생각해 보자. 검색·e메일부터 최근 론칭한 웹 2.0 기반의 캘린더 등 다각화된 서비스로 특정 기업의 영역을 빼앗았다기보다는 그 성공을 모두 향유할 수 있도록 시장의 폭을 확장했다. 이것이 온라인 비즈니스의 가능성이다.

 그러나 다양성과 확장성을 무기로 발전해야 할 온라인 비즈니스는 지금 위기 상황에 봉착해 있다. 방문자들은 대형화된 소수 사이트에 집중돼 ‘부익부’ 현상이 가속되고 있으며 전문 서비스 위축으로 산업 영역이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산업에서나 전통적 형태의 산업에서나 변치 않는 원칙은 기업의 필요에 의한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의 처지에서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생산하고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온라인 비즈니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종종 인터넷 업계에 종사하는 지인들로부터 자사 사이트의 순위에 대한 문의와 항의(?)를 받고 있는데 ‘순위’라는 숫자에 대한 강박으로 인해 자칫 서비스의 본질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든다. 흔히 비즈니스를 일컬어 시간을 다투는 전쟁으로 표현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산업 내에서 특정 거점을 장악해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다 보니 생긴 말일 것이다. 진정한 성공은 타인의 것을 빼앗음으로써 얻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순위에 대한 강박은 남의 것을 배척하는 배타적 문화의 소산일 뿐이다. 더욱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낼 때 현재의 제로섬(zero-sum) 게임에서 벗어나 온라인 산업 본연의 큰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다.

◇문지은 랭키닷컴 과장 parichae@rankey.com


브랜드 뉴스룸